파리는 맑음

하루를 소중하게

by cafe allonge

언제부터인가 오늘의 날씨 이야기로 하루를 여는 날들이 부쩍 많아졌다. 날씨가 생활과 기분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기 때문일 테고, 한편으로는 날씨보다 특별한 사건들이 없는 단순한 일상이 반복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날씨 이야기로 하루를 여는 것은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는 일처럼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어쩌면 중요한 일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파리의 요즘 날씨는 청량하고 맑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기도 하지만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쨍하게 내리쬔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지만, 그 파랑과 하양은 각자 선명하면서도 파리의 건물들과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길거리마다 분홍과 하얀 꽃나무들이 꽃잎을 떨구기 시작하고, 아직은 연한 초록 잎들이 머리를 내민다.


여러 곳에 살아보니 사람 사는 곳에는 모두 제각각의 근심과 어려움이 있다는 말에 누구보다 공감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 탁 트인 파리의 하늘을 바라보면 그러한 생각이 싹 사라지고, 넋 놓고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잠깐씩 멈춰 하늘을 보며 작은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러한 소소한 즐거움을 언제까지 누릴 수 있을까?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오늘의 파리는 파랗고 하얗게 맑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프랑스 어르신들의 일상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