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를 주문할 때 하는 말은?
여전히 불어는 못하지만 눈치로 소통하며 프랑스에서 3년째 살고 있다.
거의 매일 커피를 주문하기 때문에 가장 잘하는 생활불어는 역시 커피 주문이다.
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을 땐,
Un café allongé, s'il vous plaît!
엉 까페 알롱줴, 씨부뿔레!
https://brunch.co.kr/@cafeallonge/9
카페라테가 먹고 싶을 땐,
Un café crème, s'il vous plaît!
엉 까페 크헴, 씨부뿔레!
매일 먹는 커피지만 나름 건강을 생각해서 디카페인 주문도 의식적으로 하곤 한다.
Un allongé déca, s'il vous plaît. / Un déca allongé, s'il vous plaît.
어날롱줴 데까, 씨부뿔레. / 엉 데까 알롱줴, 씨부뿔레.
다만, 눈치로 불어를 익힌 나로서는 매번 "데까 알롱제"인지, 아니면 "알롱제 데까"인지 헷갈리곤 한다. 일단 메뉴판에는 디카페인이라고 친절히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하고, 또한 내가 둘 중 무얼 말하든 카페 직원분은 "대충" 알아들으신다. 카페 직원분도 여럿이고 주문하는 줄에 서서 부족한 불어로 이를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기분에 따라 하루는 "데까"부터, 다른 날은 "알롱제"부터 말하기도 했다.
어느 날, 프랑스인 동료와 함께 커피를 주문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물어보니, 동료는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잠시 생각하더니 "데까 알롱제"가 맞다고 한다. 왜냐하면 "엉 데까"가 디카페인 커피를 의미하는 한 단어이고, 길다는 뜻의 알롱제 (allongé, 영어로는 롱, long)가 단어 뒤에 붙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하, 기뻐하며 "데까 알롱제"로 결론이 났다. 다음 날 자신 있게 "엉 데까 알롱줴, 씨부뿔레"를 외쳤더니, 카페 직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Un allongé déca? (어날롱줴 데까?)"라며 주문을 받아 적는다.
이 글을 쓰며 이제야 검색해 보니 문법적으로 "둘 다 맞다"는 다소 허무한 결론이 났다. 그래, 궁금한 것은 질문하거나 스스로 검색을 해보면 대체로 해결된다. 둘 중에 "알롱제 데까"가 조금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라고 한다. 프랑스인 동료가 자신 있게 알려준 불어가 자연스럽지 않다니 약간 의아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한국어 질문을 할 때 문법적으로 옳은 두 표현 중 하나를 정확하게 알고 있을지 자문해 보면 100% 자신할 수는 없다. 또한 자연스러운 표현이라는 것은 바뀌기도 하니까. 프랑스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나로선 "데까"만 조금 강조해서 말해도 "대충" 뜻이 통한다.
결론적으로, 프랑스에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땐 이렇게 말하면 된다.
Un café allongé déca, s'il vous plaît!
(엉 까페 알롱줴 데까, 씨부뿔레!)
그렇다면 프랑스에서 디카페인 카페라테를 주문할 땐 뭐라고 말하면 될까?
Un café crème déca, s'il vous plaît!
엉 까페 크헴 데까, 씨부뿔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