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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림 Jul 22. 2019

카페나 해볼까?

행복이란?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그러니까 2013년까지만 해도 나는 무엇하나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앞으로 무얼 하며 살아갈지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사실 특별한 계획이 없었으므로 이직 준비를 해서 다시 회사에 들어가고 이전과 같이 한 달 한 달 월급을 받으며 무난한 삶을 살아갔을 것이다. 별다를 것 없이 취업준비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집에서 엄마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의 내용도 특별한 건 없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지, 취직 준비는 잘 되어가는지 등 그저 그 당시 나에게 할 수 있는 평범한 질문과 평범한 대답이 오고 갔다. 

그러던 중 엄마에게 '사실 나는 회사에 다니면서 행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라는 이야기를 했고 엄마는 나의 그 말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사실, 대한민국 회사원 중 몇이나 행복한 마음으로 회사에 다닐까? 대부분의 회사원은 나와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했고 그 말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내뱉은 말이었는데 그게 엄마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 줄 줄은 몰랐다. 

‘정말? 정말 행복한 적이 없었어?’

라고 되묻던 엄마는 꼭 회사에 다시 가지 않아도 좋으니 네가 뭘 해야 행복할지 한번 생각해보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이야기를 마치고 오로지 한 방향밖에 없다고 생각한 내 미래가 갑자기 여러 방향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행복이란 단어에 큰 의미를 두며 살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 두 글자에 내 미래가 요동치는 기분이었고 행복과 가장 적합한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면 행복할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엄마의 말을 되뇌며 고민했다.


sns가 이렇게 활발하지 않았던 당시에도 나는 예쁜 카페들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고 딱 꼬집어 커피라기보다 예쁜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다 문득 카페나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시작한다는 게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지만 당시에는 막연하게 예쁜 카페에서 음료를 팔고 손님들이 오고 내 가게가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된 일들이었다. 

그 후 지인의 도움으로 서울의 한 대학교 근처에 위치한 카페를 소개받았다.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는데 대학가에 이렇게 나이 많은 나를 써줄까? 싶은 마음에 혹시나 떨어지면 어쩌나 두려움이 컸다. 며칠 뒤 연락을 주기로 한 날에는 아침부터 전화가 언제 울릴지 하루 종일 마음 졸였고 때마침 온 전화를 통해 다음 주부터 일 하러 오라는 합격 연락을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내가 행복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싶은 생각에 그때의 나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눈이 멀어 창업의 어려움은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어쩌면 창업의 어려움들은 외면한 채 이렇게나 단순하게 카페 창업에, 내 행복에 한 발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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