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D와 퇴사한 지 얼마 안 된 E대리님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기로 진작에 약속을 했지만 그놈의 지긋지긋한 코로나로 인해 몇 번의 취소를 했고 드디어 오늘 셋이 함께 만났다.
미리 예약해둔 초록을 마주하는 싱그러운 곳에서 맛있는 것들을 먹으며 월요병이 뭐냐고, 긴 연휴 끝에 만나는 월요일이지만 우리는 그런 거 없다고 낄낄거렸다. 사실은 화요일 출근이라 그저 조삼모사나 다름없지만 말이다.
월요병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우리 셋 모두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있다. 퇴사 후 재취업부터 지금 하는 일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하는 일 없이 그저 시간을 흘러 보내는 것 같아 무쓸모 인간이 되어가는 듯한 나의 고민까지.
나눈다고 줄어들지 않는, 오롯이 자기 몫의 고민을 그 순간만이라도 마음을 가볍게 하고자 이야기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낸 오늘.
내 고민을 말한다고 줄어들지 않는다고 했지만 오늘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생산적이고 게으르지 않은 오늘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언제까지 코로나 블루라고 코로나 탓만을 할 수도 없는 일. 그 다짐이 또 잊힐까 오늘이 지나기 전에 멈추었던 글도 아주 오랜만에 다시 끄적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