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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부티크, 로이스퀸

카페를 설계하는 디렉터 JOHN의 창업현장노트

by Director 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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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퀸'은 내가 만든 커피 브랜드다.

지금은 잠시 쉬어가고 있지만, 곧 다시 오픈할 계획으로 움직이고 있다. (빨리 다시 오픈한 로이스퀸을 만나고 싶다. 지금은 그때 보다 많은 부분들이 더 나아졌으니...)

로이스퀸은 '커피 부티크'라는 닉네임을 달고 기획이 됐다. 그만큼 다양하고 맛있는 커피를 만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많은 설비들이... (로스팅 장비, 그 외 추출장비 등) 필요했지만, 웬만한 장비는 전부 보유하고 있었기에 신사동 골목에 작은 카페를 오픈할 수 있었다.

10평.

당시 예산이 허락해준 규모였다.

지금 생각하면 브랜드 결괏값에 맞는 예산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 중요한 포인트다.

대부분 일단 시작해서 어떻게든 성장시키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예산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일단 시작해서 어떻게든 성장시킬 수 있는 확률이 현저히 낮다. 창업에서는 이 점을 꼭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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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작지만 최대한 인테리어가 이쁜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

작기 때문에...

그래서 비싼 자재들을 인테리어에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작기 때문에... 부담스럽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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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식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상황과는 달라 특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당시에 600*1200 (타일 사이즈) 타일은 굉장히 큰 편에 속했고, 일반적인 카페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것도 약간 빈티지함이 느껴지는 이미지를 타일로 해결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m2 단위 타일 단가가 한... 7-8만 원 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보편적으로 사용했던 타일 단가의 한 4배...?

역시, 좋은 자재는 결과가 좋았다.
사실이 그렇다. 큰 평수는 당연히 규모가 큰 만큼 예산이 많이 투입된다. 그런데 창업자들 중엔 그만큼 예산이 충분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아무리 큰 평수 카페라 하더라도 고단가 인테리어가 된 경우가 거의 없다.
그. 래. 서... 작은 고추가 맵다? 상황에 맞는진 모르겠지만, 작으면 고단가 인테리어를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30평 카페를 1억으로 오픈하긴 너무 빠듯하지만,

10평 카페를 1억으로 오픈하긴 제법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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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가구가 에러다. 에러...)

당시 기억에 의하면 마지막에 예산이 부족했다. 그래서 결국... 가구가 망했다.

생각해보니 대부분 겪는 현상이다. 예산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나중으로 갈수록 예산은 당연히 부족해진다. 경험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나도... 결국 내 것에 욕심이 많아진 결과다. 창업에 있어서는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도 A부터 Z까지 전부 욕심을 낸 결과, 예산 부족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물론 나중에 매출로 가구부터 바꿨지만...


여러 번 오픈하면서 깨달은 것이지만,

매장을 오픈하면서 내 관여가 낮아질수록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늘어났고,

그 결과는 모든 것에 관여를 할 때보다 성공적인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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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때문에 표면이 운 흔적들이 보이지만...

로이스퀸은 소재도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사용했다. 조금이라도 다르고 싶어서...

코르크.
코르크의 질감과 따스한 느낌이 좋아서 사용했다. 그리고... 사용한 고급스러움의 상징, 천연대리석!

새로운 소재를 공간에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시도지만, 새로운 시도는 안정적이지 않고 항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첫 창업엔 너무 큰 시도는 안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 매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르크는 다 좋았으나... 수정이 불가능했고, 오염되거나 파손되면 커버할 방법이 딱히 없었다.

천연 대리석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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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대리석은 절대 작업대엔 사용 안 하기로 마음먹었다.

개인 피셜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겨가는 얼룩이 내 취향과 맞지 않았다. 난 이날 이후로 카페 작업대 마감 상판으로는 다른 소재를 사용한다. 가장 흔한 인조대리석이... 난 너무 좋다. 다른 소재를 찾아보고도 있는데, 아직까진 인조석만큼 가성비에, 효율이 높은 소재는 없는 것 같다.

물론 비용이 더 투자될 수 있다면 금속 소재도 있고, 돌 소재도 있고 하지만... 효율성을 생각하면 인조석이 최고인 것 같다. (인조석 애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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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쳐 메뉴의 시작

당시 팔았던 시그니쳐 메뉴다.

당시 시장에선 스멀스멀 시그니쳐 메뉴라는 단어가 퍼지기 시작했다.

어느 카페 건 그 카페만의 시그니쳐 메뉴가 하나씩 있어야 했던... 시대로 변하고 있었다.
로이스퀸 카페 아마레또와 카페 몽글몽글도 바리스타 챔피언 출신 임종명 바리스타가 세팅해준 시그니쳐 메뉴다.

커피를 로스팅하고, 핸드드립 메뉴를 판매하는 건 내가 세팅했고, 그 외 예쁜 메뉴들 세팅을 의뢰했었다. 당시 난 개인 카페였지만, 기업 브랜드를 상상하며 사업을 만들어나갔던 것 같다. 물론 경험이 부족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난 지금도 그때 그 방식을 추구한다.


사업 규모에 맞춰서 적절하게 적용해야 효과가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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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꼬 GB5 3그룹.

컬러 도색까지 했다. 로이스퀸에 가장 어울리는 컬러로.

이 당시 머신 컬러 도색의 시작이었다. 지금은 카페 브랜드에 맞는 컬러로 대부분 도색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엔 드물었다. 그만큼 머신 튜닝까지도 신경을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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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에 드는 머신 뷰다.

상징적인 머신 브랜드 이름을 금으로 덮었다.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커피까지 맛있었으니깐.... 모든 게 완벽했다. (가구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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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퀸 카페는 내게 많은 추억과 감정이 담겨있는 프로젝트이자 브랜드이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곧... 다시 손님을 맞이 할 것이다.


Good Coffee Experience!

▶️ 커피부티크 '로이스퀸'

▶️ 10평형

▶️ 설계기간 5주 / 시공기간 6주

▶️ 기획 / 브랜딩 / 메뉴 개발 / 인테리어 / 장비 납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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