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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조금만 더 준비하면 됩니다.

카페를 설계하는 디렉터 JOHN의 창업현장노트

by Director John

처음 창업하는 분들에겐 '두려움'이 가장 큰 문제다.

실패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난 이 두려움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 알고 있다.

대부분 창업자들은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한 생각으로부터 두려움이 생기고 그 두려움이 점점 커진거 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원인이 있는데, 제대로 준비가 안된 상태 때문에 생겨난 생각이다.


또, 많은 창업자들이 상담 중 말한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른다면 알 때까지 더 알아보고 또 알아봐야 한다.

준비가 안됐다면 셀프 창업을 절대 실행해서는 안된다. 내 기억에 어떤 분들은 서점에서 창업 관련 서적 몇 권 읽고 그 책을 매뉴얼 삼아 창업을 실행하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결과는? ㅜㅜ

학원에서 창업반 수업받고, 원데이 클래스 몇 개 듣고 창업을 실행하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결과는? ㅜㅜ


차라리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거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창업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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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들은 셀프 창업의 이유가 비용절감인 경우가 많다.

전문가한테 컨설팅을 맡기자니 컨설팅 비용을 아끼고 싶고,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창업하자니 가맹료나 숨은 본사 이익을 아끼고 싶고... 그래서 셀프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그런데 과연 비용절감이 되었을까? 어쩌면 셀프 창업은 예상 탕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무서운 건 비용절감이 될 확률은 3%, 예산 탕진이 될 확률은 97%라 시장 통계는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창업해서 성공할 확률이 3%라는 뜻이다. 확률적으로 97%가 예산 탕진될게 뻔한데 왜 창업자들은 셀프 창업을 시도하는 것일까?

난 시장을 겉으로만 보고 판단해서라 말한다.

오늘도 컨설팅 중인 한 고객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막상 카페를 오픈해보니,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오늘 하루도 쉴 틈 없이 일만 하다가...'

카페 창업자 90% 이상이 같은 경험을 한다. 카페는 진짜 하는 일 없이 앉아서 손님맞이만 하면 되는 줄로만 안다. 90% 이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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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건 겉모습만 봤을 땐 단순하고 쉽다. 이를테면, 조선소는 배를 만드는 곳이고, 건축은 건물을 올리는 분야이고, 역도는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스포츠이고, 사진은 카메라로 무언가를 촬영하는 것이고, 마라톤은 42km를 누가 가장 빠르게 뛰어오냐를 겨루는 스포츠이고...

이렇게 겉만 보면 사실 누구든 못할 게 없는 것 같다.


반면 현미경으로 어떤 분야를 들여다보면 어떨까?

과연 역도가 단순히 무거운 것만 들어 올리는 스포츠라고만 이해하면 할 수 있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바벨을 드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부터 그 일을 잘하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는 방법까지 필요한 관계자들도 많을 것이고, 준비하는 기간도 생각보다 많이 필요할 것이다.

카페 창업도 마찬가지다.

겉모습만 봤을 땐 커피와 다양한 음료, 맛있는 디저트나 빵을 파는 곳이라고 단순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셀프 창업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봤다면 오픈 준비를 하면 할수록 오픈해서 운영을 하면 할수록 겉모습과 참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어떤 커피를 판매할 것이며 어떻게 만들 것인지, 커피 외 음료들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디저트나 빵은 어떤 종류로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손님들은 이 카페에 와서 무엇을 즐길 것인지, 어떻게 상권 소비자들에게 알릴 것인지 등 짧은 글로는 다 표현하기 힘들 만큼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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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현 창업시장의 모습이다.

겉모습만 단순하게 보고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97%다.

그래서 난 창업하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딱! 한 가지를 강조한다.


"진짜! 남들보다 조금만 더 준비하면 됩니다."


진짜다. 조금만 더 준비한다면 97%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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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창업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100평 정도 되는 카페인데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홀로 어찌어찌 인테리어도 하고, 장비까지 구입했는데 막상 오픈하려니 메뉴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빵 진열은 어떻게 해야 할지,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하며 포장 및 소도구류는 어떤 걸 구입해야 하는지, 운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전혀 몰라서 걱정이 너무 된다고 했다. 그래서 혹시 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문의하는 내용의 전화였다.

안타깝지만 97%에 속해있는 창업자다.

- 100평형 카페는 처음 창업하는 사람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진행한 인테리어는 카페 실무에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작업동선, 좌석배치, 매장 콘셉트 등)

- 메뉴 콘셉트와 구성이 선 계획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한 장비는 쓸모없을 가능성이 높다. (식음료 업계는 무조건 메뉴가 먼저다.)

- 카페 기획이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카페는 알맹이 없는 사과와 같다. (97% 카페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이미 97% 창업자들 사이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건 97%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문가에게 연락을 해놓고 유선상으론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을 의지가 전혀 없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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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3% 창업자분들은 처음 카페 창업을 결심했을 때부터 전문가를 먼저 찾는다.

뿐만 아니라 이 시장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보려고 경험을 한다. 모든 업계는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 심지어 게임에서도 경험치가 높아지면 레벨이 오르지 않던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경험치를 올려서 카페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97% 창업자와는 전혀 다른 계획을 하게 되고,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창업자 분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진짜, 조금만 더 준비하면 훨씬 나은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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