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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집 브랜드 창업 프로젝트

카페를 설계하는 디렉터 JOHN의 창업현장노트

by Director 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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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버거집에 관심이 많다.

버거를 너무 좋아해서 평소 점심메뉴 0순위다.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걸 넘어 버거집 오픈을 오랫동안 준비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온통 버거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중... 버거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셰프님을 통해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었다.

버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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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듯 창업예산이 넉넉한 경우는 없다.

이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 저예산 프로젝트로 예산 대비 많은 부분을 해결하는 게 목표였다. 사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다. 그래픽 작업이야... 컴퓨터 1대만 있으면 얼마든지 작업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기본 2-3배 오른 인테리어 자재비는 저예산 프로젝트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었다.

(코로나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 사실 코로나 이전엔 저예산 창업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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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건비와 자재비가 오른 적이 있었는데, 그 구간 구간마다 소비자들과 이해의 간극이 생겨 고생한 적이 있었다. 고객은 물가가 오르기 이전에 기준이 맞춰져 있고, 일하는 사람들은 오른 이후에 기준이 맞춰져 있기 때문 이 차이를 좁히는데 어려움이 크다.


이번 코로나로 인해 오른 물가는 정말 치명적이긴 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솔직히 몇 % 오르는 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이번엔 2-3배 올랐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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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거집은 오피스 상권에 위치했다.

번화가...라고 인식하기엔 유동인구가 너무 적었고, 주거.. 상권...이라고 하기엔 거주민들 비율이 유동인구 대비 낮았다. 딱! 오피스 상권이 어울렸다. (이것도 뭔가 부족하긴 했지만...)

오피스 상권의 주 특징 중 하나는 점심시간 유동인구다. 12-1시 30분 사이. 오피스 상권에서는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점심 매출이 큰 도움이 되는 상권이다.


오피스 상권에는 장단이 있는데,

장점은 고정적인 유동인구가 보장이 된다는 점이다. 회사들이 동시에 전부 망하지 않는 이상... 반대로 말하자면 회사들이 계속 운영이 되고 있는 동안에는 꾸준한 유동인구가 상권 내에서 보장이 된다는 뜻이다. 단점은 퇴근 시간 이후 유동인구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이다. 오피스에서 서비스 상권으로 이어지는 복합적인 상권이면 이런 단점도 커버가 되는데, 대부분 오피스 상권은 6시 이후 유동인구가 확-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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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권에서 창업 아이템으로 버거 선택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했다.

유사 업종 자체도 없었고, 충분히 다른 점심 메뉴의 대안으로 한번쯤은 생각해볼 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버거집이 쉬운 업종은 아니다. 너무도 명확한 카테고리 킹 브랜드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롯데리아 / 맥도널드 / 버거킹 그리고 요즘 쉑쉑 버거. 솔직히 부정하기 힘들다. 아무리 수제버거가 맛있다 하더라도 위 브랜드들의 매출을 따라잡을 수 없다.

버거집을 오픈하면 위 브랜드들과 비교를 피할 수가 없다. 솔직히 어떤 걸 먹어도 상관없는 아이템은 아무리 카테고리 킹이 있다 하더라도 틈새를 뚫고 시장에 등장할 수 있는데, 버거 시장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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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리단길 같은 핫플 상권에서도 버거집이 인기지만, 사실... 데일리 브랜드나 두 번 세 번 찾게 되는 브랜드까진 아니다.)

배민으로 햄버거를 주문해 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햄버거 먹을까?' 해서 버거 브랜드를 뒤지다 보면 결국 롯데리아 또는 맥도널드를 주문하게 된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가 공감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다른 것 보다 실패하기 싫어서인 이유가 크다. 일반 버거 브랜드를 보고 있으면 괜히... 점점 두려워진다. 햄버거 하나 제대로 먹고 싶은데 새로운 브랜드에 도전했다가 실망할까 걱정돼서 그렇다. 그러다 결국 롯데리아 / 맥도널드를 주문하게 된다. 적어도 뻔하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반 버거 브랜드는 대부분 버거 번도 퍽퍽하고, 패티도 저품질이고, 비주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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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버거 브랜드 창업의 가장 핵심은 '메뉴'다.

버거 브랜드를 오픈하려면 메뉴에 올인해야 한다.

그래서 나도 버거 브랜드를 기획하면서 메뉴 기획에 모든 것을 걸었다. 쏟아부었다.

이 프로젝트도 메뉴는 유명 셰프님이 디렉 해줬다. 그래서 난 디자인 자체를 오히려 쉽게 쉽게 풀었다. 브랜드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버거스러운 느낌이 팍-팍나는 느낌으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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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매장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약간은 더 진한 오렌지 컬러를 사용하고, 캐주얼한 느낌을 살려 익스프레스 매장 분위기를 잘 잡아냈다. 그리고 적절한 위치에 그래픽 작업으로 골목상권 스몰 브랜드의 완성도를 좀 더 끌어올렸다.


▶️ 버거 브랜드 '앤드 버거'

▶️ 17평형

▶️ 설계기간 2주 / 시공기간 4주

▶️ 디자인 기획 / 인테리어 설계 / 그래픽 디자인 /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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