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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카페를 제안합니다.'_개정글

카페를 설계하는 디렉터 JOHN의 창업현장노트

by 사유몽상가 LEE

'요즘 거리는 흉흉하다.

지독한 바이러스 하나가 전세계로 퍼지더니 한국에도 들어와 전국민을 괴롭히고 있다. 아주 지독하다. 안그래도 점점 썰렁해지고 있던 상권이 이대로 무너질 것만 같다. 상권들은 전부터 불안불안했었다.

나만 느꼈을까?'

지난 글은 이렇게 시작했다.

그로부터 벌써 3년 정도 지났을까? 우리를 괴롭히던 바이러스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예전보단 힘이 많이 빠진 느낌이다. 사람들 얼굴에도 마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전보단 자유로움이, 그리고 웃음이 많이 느껴진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식음 시장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대형 매장들 보단 소규모 매장 창업이 늘었고, 하루 온 종일 운영되기 보단 집중적인 시간대만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다. 빼곡한 좌석을 계획하기 보단 조금은 여유있는 좌석을 두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그로서리'와 같이 판매점 코너를 두는 매장들이 많아졌다.

이 외에도 코로나는 다양한 변화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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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난 글에서 소비자들의 이동 범위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그 의견에 변함없다. 오히려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소비자들의 이동 범위는 더 좁혀졌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더 그럴 것이라 예상한다.

난 앞으로 아파트 주변, 빌라단지 주변, 동네 상권 골목길로 전문가들이 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번화가 상권엔 기업 브랜드들 위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글에서는 '힙지로'의 열풍은 금방식을 것이라 말했다. 역시 3년이 지난 지금 '힙지로'에 반응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줄어든게 사실이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이런 유행과 같은 상권을 넘나들며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건 힘이 충분한 기업 브랜드들 밖에 없다. 다시 말해 우리는 절대 그런 상권을 목표로 계획해서는 안된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창업전 우리는 제대로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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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장들을 보면 비슷한 레퍼런스 참고를 너무 많이한 결과 대부분 비슷비슷해 졌다.

나는 컨설팅을 맡으면 0 Step으로 진행하는 순서가 있다. 바로 '오너 마인드쉽'에 관한 내용을 최우선적으로 다루는데, 그 일부엔 이런 내용이 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비자에서 창업자로 변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행을 쫒고, 유행을 소유하는 것에만 급급한 창업을 하면 그건 여전히 소비자로써 창업을 한 것이다.

대부분 그렇다. 소비자들은 소비를 하며 욕구를 채운다. 그렇기 때문에 독보적이거나 유행을 선도하기 보단 그 흐름을 타며 즐긴다. 비슷한 레퍼런스를 참고한 나머지 대부분 매장이 비슷비슷해졌다. 이젠 카페를 가면 새롭다기 보단 지루함이 느껴져 지긋지긋할 정도다.


난 오히려 명확하게 판단하고 있다.

창업의 목표가 프랜차이즈 기업을 만드는 것이라면 대중적이고 직관적이고 쉬운 컨셉을 만들어야 한다. 반면에 자신만의 브랜드로 승부를 내고 싶다면 기술에 모든 것을 걸고 칼을 갈아야 한다. 물론 그 외에도 창업을 통한 방향성은 여러 길로 나뉘어 지지만 위 두가지 길이 가장 대표적인 길이지 않을까 생가한다.


이 외 애매한 형태로 창업하면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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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기억을 더듬어보면 우리나라 카페들은 2층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비오는 날 2층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는 장면.

과거 드라마나 영화, 뮤직비디오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카페의 대표적인 모습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아늑한 분위기에 음악다방 같은 분위기로 기억한다. 물론 요즘 소비자들은 공감 못할 수 있다. 추억의 분위기.

그런데 낭만적이었던 카페는 프랜차이즈(대표적으로 스타벅스) 브랜드의 등장으로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다. 2층 카페는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 카페는 1층이 공식이 되었고, 한 골목 심지어 한 건물에도 몇개씩 오픈하기 시작했다. 강남 어느 건물 1층엔 메가커피 / 컴포즈 / 빽다방 3점포가 모두 붙어있는데,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비슷한 메뉴, 비슷한 공간 무드를 보여주는 카페가 시장에 너무 많이 깔렸다.

오늘부턴 좀 달라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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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층카페를 제안했다.

2층 카페는 왜 사라졌고, 왜 사람들은 2층에 카페오픈을 안하는 것일까?

노출 때문에? 1층에 있으면 진짜 노출 덕분에 매출이 높을까?

(물론 1-2층, 또는 건물을 통으로 사용하는 카페도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2층 카페란, 온전히 2층에만 있는 카페를 의미한다.)


난 한가지 실험을 했다. 가로수길을 걸어다니는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딱 두가지 질문을 했다. 현재 가로수길 상권에 카페가 어디어디 있는지 기억나는 대로 답변해달라고 했다. 사람들은 보통 3-4군데까지는 기억을 하고 있었다. 그럼, 그 카페들을 어떻게 알게 됐고, 알고 갔는지 물었다. 과연 걷다가 1층에 있어서 우연히 발견했을까? 아니었다. 대부분 SNS 또는 지인의 소개였다.

역시, 요즘도 변하지 않는건 지인의 소개다.


지금도 변함없다. 여전히 소비자들은 SNS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고,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카페를 발견해 들어가는 경우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때 '설빙'이라는 빙수 브랜드가 있었다. 브랜드 전략이 특이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증명해준 브랜드이다. '설빙'은 대부분 1층이 아닌 2층에 매장을 오픈했다. 그래서 같은 번화가여도 다른 1층 카페들보다 공간이 넓었다. 그래도 '설빙'은 2층의 한계를 뛰어넘어 매출이 높았다. 요즘 시장에선 1층과 2층이 크게 구분되진 않는다. SNS에서 발견해 네비게이션을 따라 100km를 이동하는 것과 500m걸어 2층에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기 보단 핫플레이스냐 아니냐, 맛집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물론 사람들의 시선 높이에 위치해있어서 눈에 밟히는 횟수의 차이가 얼마나나냐를 놓고 따지면 1층이 당연히 압승이겠지만... 스타벅스가 2층에 있다고 찾아가지 않을 것 같진 않다는 뜻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파느냐!?에 대한 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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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장점이 은근 많다.

2층은 1층보다 월 임대료가 훨씬 저렴하다. 어느 경우엔 1층의 반값에 임대할 수도 있다.

게다가 공간도 1층보다 훨씬 넓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본 거리의 모습이 예뻐 보일 때가 많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게 좋아보이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알겠지만 요즘 카페는 규모가 어느 정도는 커야 매출이 좋다.

그런면에서 여러모로 2층은 참 좋은자리가 아닐까?


송리단길엔 요즘 떠있는 브랜드 '노티드'가 있다.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3 2층_송리단길 노티드 주소다. 2층. 과연 2층인데 매출이 낮을까? 전혀 아니다. 오픈한 뒤 시간이 조금 지나면 금새 1층까지 줄이 늘어져있다.

'노티드니까 가능한 것 아닐까?'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도 창업하면서 노티드와 같은 브랜드를 만들 목표로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왜, 노티드는 노티드니깐 가능하고 자신은 불가능하다 생각할까? 만약 이런 생각이라면 창업을 절대 해서는 안된다 생각한다. (개인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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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카페를 준비하면 오히려 경쟁력있는 카페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사실 나는 많이 봤다. 보통 카페를 준비하면서 '이정도 상권이면 나름 손님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 적당히 준비한다.

하지만, 2층 카페를 준비하면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을꺼라 생각한다.

2층의 단점이라면... 노출면에서 1층보단 훨씬 떨어질 것이고, 아무래도 2층이다보니 올라가는 손님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고 (계단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1층만 가질 수 있는 파사드, 즉 전면 느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2층 카페를 준비할 땐 - 최대한 노출을 잘시킬 수 있는 방법 - 손님들이 조금 힘들더라도 2층까지 꼭 올라와야 하는 이유 - 2층 카페만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등.

이런 것들에 대해서 걱정되니 진지하게 고민하다보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나부터도 무조건 2층에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만약 이 글을 쓰고, 여건이 된다면 증명해보고도 싶다. 난 2층 카페에 푹- 빠져있다.

그래서 2층 카페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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