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다시 만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by happy

내가 나를 다시 만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직장 생활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업무가 아니라 나를 잃지 않는 일이었다.

회사라는 곳은 때때로 사람을 '이름'이 아니라 '역할'로 바라본다. 직급, 성과, 조직도 속의 위치.

나 역시 오랫동안 그 틀 안에서 평가받고, 그 틀 안에서 움직이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지금 내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역할의 삶을 대신 살아주고 있는가.

그 질문은 꽤 오래 나를 괴롭혔다.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애써 외면해도 다시 돌아왔다.

도망치지 않고 그 질문 앞에 머물러 보자 내 안에서 잃어버렸던 감각들이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들이 성장하는 장면을 유난히 오래 바라본다는 것. 누군가가 내 말 한마디로 자신의 방향을 다시 붙잡는 순간에 내 마음이 오래 남는다는 것.

그리고 어느 순간 이런 문장이 내 안에서 조용히 떠올랐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럴 때의 나는 조금 덜 긴장되어 있었고, 조금 더 나에 가까웠다."

그 인식은 아주 작은 변화였지만 내 삶의 흐름을 서서히 바꾸고 있었다.

요즘의 나는 보이지 않는 길을 계속 걷고 있는 느낌이다. 확신보다는 내 안에서 희미하게 이어지는 작은 대화들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모두 조금 늦게라도 결국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한 걸음. 완성보다는 이어간다는 마음으로 그 길 위에 잠시 서 있어 본다.


#커리어의 전환점 #성공뒤의 공허 #난 왜 여기까지 왔을까 #질문이 바뀌는 순간 #인식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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