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by happy

나는 한동안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어떤 일을 할 때 빛나는 사람일까.

답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를 해봤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가끔은 멘토를 찾기도 했다. 유튜브를 보며 나를 깨워보려 애쓴 날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은 늘 그보다 빨랐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어느 순간엔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넘기는 내가 있었다. 그러다 보면 다시 회사의 톱니바퀴가 되어 시간만 흘러갔다.

돌이켜보면, 내가 그 자리에 남아 있었던 이유는 정말로 좋아해서라기보다 익숙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질문을 붙잡고 있었던 시간들조차 완전히 벗어나기 위한 시도라기보다는, 지금의 자리를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장치였는지도 모르겠다.

지쳐서 주저앉은 날도 많았다. "이쯤이면 충분하지 않나"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며 멈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완전히 멈춘 적은 없었다.

어쩌면 나는 멈추지 못했던 게 아니라, 멈추지 않아도 되는 방식으로 계속 그 자리에 남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질문은 변화를 향해 있었지만, 선택은 늘 익숙한 쪽을 향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가만히 앉아 있다가 아주 멀리, 보일 듯 말 듯한 나 자신을 본 적이 있다.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저기에 내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만은 분명했다.

그래서 다시 움직였다. 다시 배우고, 다시 질문하고, 다시 나를 들여다봤다.

과정은 늘 미미했다. 눈에 띄는 변화도 없었고, 대단한 성과가 바로 나오지도 않았다.

2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알겠다. 그 미미한 점들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는 걸.

확신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았다. 다만 분명해진 건 하나였다. 나는 여전히 답을 찾고 있었지만, 동시에 익숙함 속에 머무는 법도 함께 익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나는 답을 찾는 중이다. 다만 이제는 안다. 미미해 보이는 질문들이 나를 단번에 바꾸지는 못한 채 오랫동안 반복되어 왔던 이유를.

지금의 나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그리고 그 질문을 아직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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