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hef yosef
Nov 01. 2023
지난 7월 하순부터 브런치에 글을 하나하나 쓰다가 8월 15일에 하나의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북을 내고자 시작했던 -언젠가는 내심 내고자 했던 마음은 있었으리라- 것은 아니었다.
15년 전에 여행하며 겪었던 일들을 정리하려는 마음은 계속 있었으나 삶이 바빴는가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브런치를 만났고 브런치를 통해 갑작스럽게 이 일이 이루어졌다.
브런치가 고맙다.
16개의 이야기를 주욱 써나가는 동안 지난 일들을 곱씹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15년 전의 이야기가 마치 어제그저께의 일들인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다.
사막에서 원형 무지개를 봤던 그 순간,
사막의 밤하늘을 어두운 아스팔트 위에 대자로 누워서 바라보던 순간,
당도가 상상 이상이었던 멜론 한 조각을 깨물었던 그 순간,
피부색, 언어, 성격, 종교가 다른 이들과 한 데 어우러져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던 시간들,
홍해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무수히 많은 가시가 발바닥에 박혔던 당혹스러운 사건이 지금 다시 되살아난다.
작가지원 프로젝트라는 동기부여가 도움이 됐겠지만, 어쨌든, 한 달하고 보름 만에 쓰고 싶었던 글을 썼다.
그러고 나서 한 달이 지난 오늘,
왜 글을 계속 안 쓰냐고 브런치가 메시지를 보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 권의 글을 마무리 짓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47일간의 글쓰기는 분명 무언가에 홀린 듯 써 내려갔던 것이다. 생각이 나고, 느낌이 되살아났던 것이다. 그래서 쓸 수 있었다.
내 생애 이런 글쓰기를 또 할 수 있을까
물론 이야깃거리는 많다고 생각하지만 글로 어떻게 엮어내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니까.
암튼, 고맙다 브런치야.
또다시 무언가를 써 내려가도록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