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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f yosef Dec 26. 2023

당연한 것들이 아니었어요

나 홀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기

성탄절 전날은 언제나 즐거운 날인 줄만 알았다.


이 날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항상 무언가를 하면서 행사를 준비했었다.

6살 때는 하기 싫다고 울어 젖히는 내게 용돈을 주시겠다는 부모님의 회유에 넘어가 억지로 연극이나 율동이나, 노래를 불렀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모두 성탄절 전날은 바쁘고 분주하고 즐겁고 웃음이 넘쳤다. 

그러기에 성탄절 전날은 언제나 즐거운 날인 줄만 알았다.


심지어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다시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시절로 되돌아갔다. 

왜냐하니,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기 때문이다.

군대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대대장님과 그의 아내를 비롯하여 작전장교, 중대장 등의 간부 집사님들 부부와 군종들을 동원, 칸타타를 준비하여 부대 주변 교회와 여단 교회까지 가는 놀라운 활동력을 보여주었다. 

성탄절 전날은 줄곧 내게 바쁘고 즐거운 날이었다.


그러나 그게 그냥 모두에게 바쁘고 분주하면서도 즐거운 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 홀로 이 날을 보내는 기회가(?) 내게 왔다.

어쩌다 보니 혼자였다.


주변에 사람이 넘쳐나고 교회에는 수많은 아이와 어른들이 찬양과 율동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아는 사람들이, 나와 관계된 사람들이 전혀 없다 보니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아니 내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어서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어쨌든,


아,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할 때에 이렇게 쓸쓸하게 보내겠구나.

군중 속에서 고독을 느끼며 외로워하겠구나.

단란한 가족들의 웃음소리에 더욱 힘겨워하겠구나.


결국 내가 누려왔던 즐거운 시간들이 당연한 것들이 아니었다.

지금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면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혼자 외로이 보내고 있다면,

다음에는 함께 할 누군가를 꼭 찾기를...




대문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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