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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코딩, DNA

엄마 품에 안겨 쌔근쌔근 잠든 아가의 꼬물꼬물 움직이는 입술을 상상해요

by chef yosef

기계로 코딩하여 만든 작품들 가운데 아주 정교하게 만든다고 해도 자연의 곡선을 얻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아주 부드러운 바늘귀도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면 울퉁불퉁하거든요. 대장균이 운동회를 할 정도로 큰 바늘귀 겉면이 거칠었던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잠자리의 날개를 아무리 확대해서 보더라도 날개 끝의 필렛 되어 있는 부분은 그대로 곡선입니다. 사람의 능력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 저는 국민학교 세대입니다. 5학년 때, 서울에서 전학 온 하얀 피부의 여학생이 있었어요.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아이였는데, 같은 반 남자아이가 우스개 소리를 했더니 그만, 하얗고 예쁜 그녀의 얼굴에서 노란 콧물이 콧구멍에서부터 인중사이로 삐져나왔던 것이었더랍니다. 예쁘고 하얀 그녀의 이미지가 순간 우스꽝스럽게 변했고, 그녀는 울면서 화장실로 달려갔었지요. 코딩으로 사람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고, 당황하게 얼굴이 발그레지게 할 수 있는 코딩이란 신비롭기만 합니다.

성경은 참 흥미로운 책입니다. 가장 오래됐으면서도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책이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서 허무맹랑하고 신화와도 같이 여겨지던 성경의 이야기들이 사실로 밝혀지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특히 아담의 갈비뼈를 빼내서 하와를 만드는 장면은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신화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유전학, 생물학 등의 과학의 발달로 게놈이라는 인간 유전자(DNA) 지도를 발견하고, 머리카락 한 가닥으로 세포를 뽑아내 같은 DNA로 같은 생물을 복제하는 등, 특히 25~6년 전 최초 체세포 세포 배양으로 성공한 복제양 돌리 이야기를 통해서도 갈비뼈 복제 사건은 말이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우리는 이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갈비뼈씩이나 빼서 복제를 한 것이 오히려 지금은 과하다고 할 수가 있는데, 이는 아마도 눈에 보이지 않을 세포로 처음부터 만드셨다면 인간으로서는 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여겨지지 않았을까요.

모래를 가지고 어린이들은 두꺼비집을 만들고, 좀 더 전문적인 사람은 유리를 만들어내고요, 더 전문적인 사람들은 반도체를 만들어냅니다. 모래를 가지고 더 지혜와 능력이 뛰어난 존재가 사람을 만들었다고 성경은 주장하는데 이 주장이 전혀 논리가 안 맞다고 이제는 말할 수가 없을 거예요. 실제로 사람의 몸의 성분이 모래와 일치한다는 것은 예전부터 상식이었으니까요. '신토불이야'라고 예전 어르신들이 노래로 많이 부르셨죠.

로봇 공학자들 가운데 자신들이 만든 로봇 손가락 하나가 사람처럼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대단하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열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이잖아요. 심지어 놀라지도 않습니다.


손바닥에서 배어 나오는 땀은 기름기가 없어요. 반면 얼굴에서 흐르는 땀에는 기름기가 있답니다. 모든 DNA는 A-T, G-C라는 두 가지 종류의 벽돌이 이렇게 저렇게 결합되어 머리카락 DNA는 머리카락만 자라게 하고, 손톱은 손톱 위치에서만 자라나도록 코딩되어 있답니다.


인간이 만든 2가지 언어가 있어요. 2진수 언어인 컴퓨터 언어는 0과 1로 모든 내용을 기록하고 있고요, 또 모스부호라는 언어는 짧은 길이와 긴 길이의 소리 두 가지로 웬만한 모든 내용을 기록하죠. 짧은 음 3개는 'S', 긴음 3개는 'O', 그래서 구조 요청 신호가 'SOS', 즉 '짧은 음 3개, 긴 음 3개, 다시 짧은 음 3개'로 표현할 수 있죠. 플래시로 신호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이 만든 언어도 웬만한 표현은 다 할 수 있으니, 신이 만든 두 가지 블록 A-T, G-C의 결합으로는 최고의 걸작품인 사람, 그리고 동물들을 만들어내는데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겠지요?


참 놀랍지 않나요? 알고 보면 감탄할 일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한 번 보세요. 그렇게 놀라운 결합의 구조로 이루어진 신비로운 존재라는 겁니다. 사랑하고 감탄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을 만들어 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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