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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Oct 03. 2023

명상록

by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대부분 우리들은 하루에 필요 이상으로 일을 하고 있고 그로 인해 많이들 지쳐있습니다. 직장 내에서 알게 된 사람들은 친구로 만난 게 아니라 같이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고 그 안에서 엄격하게 직급이 나눠져 있기에 아무리 친하고 편하다고 하더라도 알게 모르게 눈치를 봐야 하고 평생을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라 맞춰 나가기에도 힘이 듭니다. 또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가 는 현실과 심지어 나를 버려야 하기에 심적 피로도는 누적되어 지쳐버리게 되고 딱히 해결할 방법이나 해소할 시간적인 여유마저 없어서 악순환은 계속 이어집니다. 집에서의 온전한 시간을 책으로 그나마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려고 하는데 가끔은 그 시간도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조금은 위로를 받고 싶거나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책장 안에서 쉬고 있는 이 책을 꺼내 목록을 찾고 그 페이지를 읽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고전이라는 이유와 억지스러운 위로가 있을 거 같아서 미뤄 왔었는데 읽어보면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영혼을 위로해 주고 힘과 지혜와 용기를 줍니다.


이 책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스토아학파의 학자인 자신을 일깨우기 위해 쓴 자기 성찰의 글이며 자신에게 쓴 일종의 고백이고 그래서 저는 일기라고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어제 잠들기 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이 시점에 어울리는 글을 침대에 누워서 폈습니다. “주위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당신의 마음이 흐트러질 때는 재빨리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와서 필요 이상으로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끊임없이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옴으로써 당신은 조화를 더 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리듬들이 깨지고 있고 심지어 언제 이전처럼 돌아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욱더 마음속에 담아두게 되었습니다.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철학적이고 성찰적인 단상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가의 내면의 소리가 진솔하면서도 단편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특징인데 그의 생애의 마지막 10년, 그러니깐 전쟁 속에서 우주와 자연, 신과 인간에 대해 생각한 내용들을 기록하였습니다. 주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짧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주 섭리에 대해 순응하는 삶은 이런 것이라고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아우렐리우스가 명상했던 것을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똑같이 생각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많은 시간 차이가 났지만 아우렐리우스가 얘기했던 대로 모든 것은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제일 와닿게 읽었던 부분은 가까운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우리는 자연에 따라 만들어진 사물에 부수하는 것에도 즐거움과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빵을 구울 때 어떤 부분이 갈라지는데, 이렇게 갈라진 부분도 빵 굽는 사람의 의도와는 어긋나지만, 일정한 모양을 갖추게 되어 이 부분도 일종의 아름다움을 갖고 특수한 방법으로 식욕을 자극한다. 또한 무화과나무 열매는 익으면 터지고, 다 자란 올리브나무도 썩기 직전이 되었을 때 그 열매는 각별한 아름다움을 갖는다.” 이 대목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말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모든 게 달리 보인다고 말씀하신 것과 같은 맥락이라 더 눈에 띄었습니다.



P :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양 살아가되 흥분하지도 나태하지도 위선자가 되지도 않는다면, 그것이 완전한 인격의 특징이다.



스티브 잡스는 평생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면 고른  책이 이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뽑은 문장 역시 그가 제일 사랑하는 문장이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지혜가 이 책 안에 있고 심지어 그가 무엇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읽었던 책이라고 합니다. 스탠퍼드 대학 졸업 연설은 명연설로 꼽히는데 그 안에서도 명상록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신이 살면서 깨달은 세 가지를 이야기하며 인생의 전환점(connecting the dots), 사랑과 상실(love and loss) 그리고 죽음(death)이라는 것을 열일곱 살 때 읽었다는 책의 한 대목을 소개하면서 연설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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