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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Sep 25. 2023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by 에이다 루이즈 헉스터블

가끔 딜레마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훌륭한 글이나 멋진 예술품만을 바라봐야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만든 사람의 인성이나 행동들을 봐야만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여러 연예인들조차 과거에 저질렀던 행동들이 드러나면서 곱게 볼 수 없는 현실이자 인성이 하나의 능력으로 인정받는 이 시기에 이 사람을 소개하는 것이 맞는 건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소개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 건축가를 찬양하는 것이 아닌 모든 팩트를 보려고 한 사람의 저서이기에 인성을 배제하고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책은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 관한 책입니다. 저자는 퓰리쳐 상을 수상한 건축 비평가인데 그는 하나의 폭로 고발서로 이 책을 집필합니다. 그는 라이트의 여러 거짓된 생활을 객관적인 눈으로 조망하면서도 그것 때문에 라이트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예술적인 부분만을 본다면 라이트는 70여 년 동안 주택, 학교, 교회, 공공건물, 사무용 등 다양한 건물들을 설계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살았던 시기를 훨씬 앞서간 선진적인 시각으로 오늘날에도 매우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건축물들을 남겼습니다. 특히 라이트는 만약 사람들이 자기 소유의 땅과 집이 없다면 미국은 진정한 민주국가가 될 수 없다고 말하며 중산층들을 위한 저렴한 집을 많이 설계했습니다. 1930년대에 등장한 이러한 건축물들은 유소니아 하우스로 불리는데 지하가 없이 평평한 콘크리트 바닥에 지어 비용을 최소화하였고 이 같은 저비용 주택 건축은 1950년대 미국에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는 또 건축물은 자연적으로 순하게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어서 건물을 세우기 위한 최적의 장소를 선정하는 것은 설계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때 설계한 건축물들은 초원 주택, 즉 프레리 하우스라는 명칭으로 불렸습니다. 프레리 하우스 중 일부는 지금까지도 남아 있어서 그의 뛰어난 솜씨를 감상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1902년 시카고 근교 하이랜드 파크에 지은 윌리츠 하우스는 위에서 보면 열십자 모양으로 돼 있고 대형 화덕이 중심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방이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돼 있는 대단히 고급스럽게 보이는 건물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건물은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입니다. 1943년 설계해 1960년에 완공된 이 미술관은 미국에서 가장 이름난 건축물의 하나로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원통형인 이 건물은 맨 아래층에서 거의 맨 위까지 원을 그리며 걸어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관람객들은 마치 달팽이 속처럼 생긴 빙글빙글 도는 길을 따라 전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는 또 젊은 건축가들을 양성하는데도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는 1932년 탤리에신 펠로우십이라는 장학제도를 설립하고 학생들이 자신과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실무에도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라이트는 본사가 있는 위스콘신주에 탤리에신 하우스, 겨울에는 날씨가 따뜻한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탤리에신 웨스트라는 프로젝트를 건설했습니다. 소노라 사막에 있는 탤리에신 웨스트는 오늘날 미국에서 중요한 문화재의 하나이면서 건축 학도들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P 첫 문장 : 그의 삶은 거짓과 함께 시작된다.


P : 라이트의 디자인을 이끄는 원동력은 멋진 배경과 그 정신을 건축에 깊이, 그리고 직접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닐 레빈이 완벽하게 요약한 것처럼 낙수장은 “궁극적으로 돌, 물, 나무, 나뭇잎, 안개, 구름, 하늘의 점증적 효과를 살린 결과물이다.”



그가 남긴 많은 건축물은 여전히 아메리카 최고의 문화를 형성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적인 성공에 심취해 그는 1932년에 자서전을 발표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 책을 라이트 스스로 재창조한 허구라고 이 이야기하며 그의 민낯을 하나씩 밝혀냅니다. 그의 거짓 나이부터 시작해 부풀려진 가정환경, 학력 위조, 뻔뻔스러울 정도의 이기심, 허영에 가까운 오만함 등을 여러 각도에서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고객의 부인과의 불륜을 수차례 저지르기도 하였고 그로 인한 첫 번째 부인과의 이혼을 겪어야 했고 방화를 저지르기도 하였으며 그에게 앙심을 품은 이 때문에 둘째 부인은 피살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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