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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Jul 19. 2023

시린 아픔

by 소피 칼

이 책의 시작은 소피 칼이 30살이 되어서야 줄곧 좋아하던 자신의 아버지 친구와의 사랑하게 됨을 알립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녀는 외무부 장학금을 받게 되어 3개월간 일본으로 떠나게 되는데, 당시 그녀는 일본에서 그와 만날 날만을 기다리며 지루하고 힘든 3개월을 버팁니다. 마침내 그와 재회하기로 한 날 그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전화로 이별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나 다른 인연이 생겼어. 그렇지만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기억해 줘. 이 마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거야. 잘 지내.” 제가 만약 이런 이별 통보를 받는다면 성심성의껏 한 땀 한 땀 욕을 해줄 거 같습니다. 전화로 이미 이별이었음을 알았지만 소피 칼은 실제 저런 이별통보를 이메일로 확인 사살을 받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줄 거 같은 상황에서 그녀는 이게 완전한 이별의 선언인지,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의미인지, 그렇게 믿어도 되는지 헷갈려하며, 총 107명의 여성에게 편지를 보내 해석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녀는 상대에게도 인생에서 가장 아팠던 기억들도 함께 들려달라고 합니다. 그들의 슬픈 사연을 들으면서 소피 칼은 자신의 아픔을 서서히 극복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봅니다. 이별의 아픔과 타인의 아픔을 매일매일 곱씹기를 반복하고 약 백일 정도 지난 뒤 소피 칼은 마음의 상처를 완전히 회복합니다. 나의 이별을 객관화해서 타인에게 보여지는 과정을 풀어내고 자기의 이야기를 이렇게 예술적 스토리로 풀어 작품이 자신의 삶과 일상이라는 걸 몸소 보여줍니다.      



P : 이제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어. 이렇게 행복한 적은 없었어. 당신이 날 기다려줬어.     


P : 1983년 8월 8일 오후 4시 30분, 그가 내게 말했다.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프랑스 남부, 초원 쪽으로 난 방에서 이 얘기를 들었다. 이 일이 아마 내 인생 최대의 고통은 아닐 것이다. 다만 가장 최근에 겪은 일이고, 단언컨대 그래서 가장 세세하게 떠오르며,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고통의 기억이다.          



실제로 이 편지를 받은 모두 다른 직업의 여성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동화작가는 소피 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동화를 쓰기도 하고, 무용가는 춤으로 표현을 하고, 법조인은 편지의 법적 영향력을 분석한 글을 보내왔고, 국어교사는 문법적인 오류를 지적했다고 합니다. 이 책의 다른 에피소드로는 이 책이 하마터면 세상의 빛을 못 볼 뻔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유는 작가가 이 걸 책으로 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과물들을 모아 기록만 한 소피 칼은, 간신히 아문 상처가 다시 덧날까 두려웠고, 시리고도 아픈 기억들을 서랍 속에 묻어 두려고 했다고 합니다. 1985년에 시작된 프로젝트가 2003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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