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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Jul 19. 2023

코넌 도일의 말

by 코넌 도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시리즈 중에 하나인 <셜록 홈스>를 쓴 이 작가는 항의 편지를 제일 많이 받은 작가로도 기록이 있습니다. <설록 홈즈>를 쓰고 나서 주인공을 죽였다는 이유로 어마어마한 항의를 받게 되었고 실제로 “내가 실제 사람을 죽였어도 이런 비난은 없었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도일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고집이 센 이 작가도 결국 팬들에게 하얀 깃발을 들었고, 결국에 죽음에서 돌아온 셜록 홈즈의 모습으로 책을 냈을 정도였습니다.     

저도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중의 하나는 아서 코난 도일이 죽음학자이기도 했습니다. 표면상으로 나타난 그의 직업은 의사이자 과학자였고 탐정이었습니다. 철저하게 유물론과 과학을 신봉하던 학자였고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는 중년 이후 심령술에 심취하고 사후 세계에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사후 세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공부를 하게 되었고 많은 영매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기도 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다 보니 심령술이 부흥했고 돈을 벌기 위한 사기꾼 영매들도 많았습니다. 도일은 이런 사기꾼 영매들을 만나보고 속기도 했지만 진정성 있는 영매들을 만나 죽음 후의 세계를 수집하고 공부도 하였습니다. 도일이 심령술에 미쳤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자기의 갈 길을 갔고 오히려 홈즈를 죽게 함으로써 죽음학 공부를 더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셜록 홈즈의 성공과 별개로 그는 더 이상 연재하고 싶지 않아 했고 더욱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원고료를 엄청 불렀는데 오히려 그것이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바스커빌의 개>에서 홈즈를 부활시킨 것입니다. 도일의 두 번째 부인인 진 역시 영매였고 1차 세계 대전 때 사랑하는 장남 킹즈빌과 동생을 잃었습니다. 이 책은 아서 코난도일을 인터뷰한 책이고 죽음학에 심취하게 된 계기, 그 증거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 유물론이 지배하던 냉소적인 영국 사회에서 도일이 분투해 가는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도일은 결국 왜 죽음학을 공부하게 되었는지, 왜 심령술을 공부하였는지, 사기를 치는 영매들은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아주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그러나 진심 어린 뜨거운 대답을 합니다. 죽음학과 심령술로 신기한 일을 행하고 죽음으로 도피하자는 것이 아닌 이것이 진짜 인간이 자신의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게 만드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사후세계에서 전해오는 전화벨에서 항상 올바른 이야기만이 들려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이전에 없었던 중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힌트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종교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친절하고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드는 작은 일에 충실하자고 이야기하는 도일은 가장 존경한 세 명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첫째로 예수 그리스도 둘째로 스베덴 보리 세 번째는 유능한 영매 홈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하나하나가 책에서 보아왔던 위트와 유머가 섞여있는 사람이었습니다.           



P : 어떤 현상이 불가사의하고 경이롭게 느껴진다면 법칙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기적은 정확한 법칙을 따릅니다.     


P : 마음의 문을 닫는 날이 정신적인 죽음을 맞는 날이니까요          



그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셜록 홈즈> 시리즈는 사실 정작 작가인 코난 도일에게는 큰 만족감을 가져다주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좀 더 고귀한 인간의 정신을 표현하는 글을 싶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으며 특히 그가 쓰고 싶었던 것은 역사소설이었습니다. 셜록 홈즈의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많겠지만 당시 귀족적 허영심과 위선을 풍자하는 동시에 관료사회의 무능을 비판하며 영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표출한 부분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홈즈와 왓슨은 높은 도덕감정을 가진 동시에 남성 우월적이고 애국적인 영국의 신사계층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귀족이나 관료집단과 철저하게 선을 두고 그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캐릭터였기에 많은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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