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라인을 따라 살아보는 것

영화같은 삶을 잠시 살아봅니다. 나름의 의미를 부으면 장땡입니다…

by 유우진

낭만, 그 옅은 광기를 위하여_뉴욕 편

(1) Strand Book store, 828 Broadway, New York,



감사한 기회로 잠시 뉴욕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정해진 기간은 10개월이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남들이 말하는 ‘뽕’을 뽑고 싶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누군가에겐 한 번쯤 경험하고 싶은 도시에 살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얻었고, 두 번 다시 어쩌면 돌아오지 않을 기회니까.

그런 기회를 감사히 받은 만큼 많이 보고, 많이 느껴서 보답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항상 난 내 선택에 만족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돌이켜보면 항상 아쉬움과 후회가 남았었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조금만 더 미리 했다면 더 많이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그런 것?

그렇지만 평생을 그렇게 살았어도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고향을 등지고, 처음으로 내 발로 나와보고 싶어서 결정한 것이라서.

돌아갈 때 한 점의 후회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떳떳하고, 스스로 자랑스럽고 싶었다.

그래서 설사, 혹여, 나중에 돌아갈 때 후회할 때, 아쉬움과 자괴감에 파고들어가지 않고 아, 나 그래도 이건 했어. 하며 나를 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가이드라인이란 건, 그것을 알아차리고 누릴 수 있는 자에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단, 물론 감사히. 나보다 먼저 도전한 그 사람의 노고와 정성에 감사하며.

그리고 우리에겐, 어쩌면 바로 옆에서 손쉽게 가이드라인, 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에겐 보통 ‘책’ 이 그것이었다.

나보다 먼저 그것을 경험한, 깨우친, 어쩌면 가상의 인물일지라도 그 상황에 놓여 본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나는 앉은자리에서 순식간에 핵심만 읽을 수 있다니.

그 얼마나,, 놓치면 아쉬운가.



그래서 내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책이다.

물론 낭만을 조금 넣어서. 소금처럼, 설탕처럼.



영화 줄리 앤 줄리아. Julie & Julia

뉴욕이 배경인 영화, 요리하는 그 장면들이 감각적이다. 색감이 모호하지 않고 선명하다. 한 여름의 토마토 같은 그런 색감을 가졌다.

영화는 뉴욕에 사는 줄리가, 줄리아 차일드라는 여성이 출간한 프랑스 요리책을 보고 그녀의 레시피를 하나 하나 도전하며 본인의 블로그로 그 여정을 나누는 영화다.


그래,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단순히 책을 따라 한다는 것에 나만의 낭만을 한 티 스푼 섞어, ‘영화 같은 삶’을 살아보기로 했다.

의미란 부여하기 나름 아닌가. 누군가에겐 그저 여행책을 보고 간다. 에서 나는 영화 같다. 는 낭만을 감칠맛나게 깔았다.

그래, 나의 레시피 북을 정해서, 그 안의 요리를 나도 하나하나 가보자. 뉴욕의 서점을 소개하는 책을 하나 골라서,

이 책에 있는 뉴욕 서점은 다 돌고 가보자. 영화처럼, 하나하나 깨부수는 성취감을 열렬히 느껴보면서.


그래서 나온 나의 첫 번째 요리. 바로 스트랜드다.

Strand Book store, 828 Broadway, New York, NY 10003


줄리 앤 줄리아의 한 장면의 배경인 그 서점.

뉴욕의 독립서점‘ 하면 나오는 그 대표적인 서점.

뉴욕을 돌어더니면 무조건 한 번은 보게 되는 그 에코백의 주인공.

나의 레시피 북의 1번에 소개되는 그 서점.


스트랜드는 1927년부터 시작된 독립서점이다. 뉴욕 유니언 스퀘어 파크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앞서 말했듯 뉴욕 맨하탄을 돌아다니다보면 하루에 한번씩은 이 서점의 에코백을 마주치게 된다.

센트럴 파크 근처에서도 간판대를 왕왕 볼 수 있고, 종종 터미널이나 다른 장소에 작게로나마 마주치는, 정말이지 감초같은 서점이다.

그런 서점 안을 보면 핀 포인트가 뚜렷하다.


핀 포인트.

보통 우리가 서점에 가면, (물론 내가 뭘 살지 이미 정해놓은 경우는 제외하고) 수많은 책들 가운데 어떤 책을 고를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너무 많은 그 책들 가운데, 나의 마음에 드는 책. 내 상황에 맞는 책. 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스트랜드는 가이드라인이 많다.

미스터리, 아트, 아동 도서. 또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책을 보세요! 같은 핀들이 다양하다. 마치 맛집, 서점, 카페 등을 각각의 핀을 꽂아 저장하는 지도앱 처럼.

그래서, 책을 고르는데 고민이 많다면, 어쩌면 ‘저칼로리 두부요리 ‘과 같이 내가 관심 있는 목차의 한 챕터를 고르듯 주욱 서점을 돌아보며 관심 있는 주제의 챕터, 핀을 고르면 된다.


혹여 그런 챕터도 떠오르는 게 없다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트랜드는 ‘블라인드 데이트’ 코너도 있으니까.

표지를 포장하고 서점에서 소개하는 그들의 표지를 선보인다.

우리가 할 것은 그저 그 표지를 보고 약간의 끌리는 힌트만을 가지고 책을 고르는 거다.

어떤 책을 만나게 될까 기대하면서.


나에게 스트랜드는 나의 줄리앤줄리아 프로젝트의 가이드라인이자, 시작점이고. 책을 고르는 사람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선보이는 서점이다.



골라라. 누군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이렇게 얻게 되는 것 또한 행운이다.

그것으로부터 예상치 못하게 우연히 마주하게 될 또 다른 무언가는, 낭만이고!



어떤가, 적절한 책만 고르면 당신도 영화 같은 삶을, 순간을 꽤나 쉽게 살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낭만, 어려울 것 없다. 의미란 부여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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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스트랜드 근처에서 함께 들릴 수 있는 곳들

1. Alabaster Bookshop. 122 4th Ave, New York, NY 10003

스트랜드 근처의 중고서점. 마치 테트리스를 하듯이 가로 세로 섞여 모여있는 책들 속에서 나의 책을 고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가계 앞의 3달러 책 북카드들도 구비되어 있으니 손 때 묻은 도서를 찾아보는 재미도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2. Metropolis Vintage. 803 Broadway, New York, NY 10003

1970년대부터 2000년대의 시대별 유행했던 음악과 관련하여 대자인된 빈티지 티셔츠를 특히 소장하고 있는 빈티지샵. 마치 서점에서 큐레이팅 하듯이 이곳에서는 음악‘을 주제로 티셔츠를 큐레이팅 하는 기분이다. 음악뿐아니라 스포츠 티셔츠를 구경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으며 오버핏, 스트릿 무드의 옷들을 구경할 수 있다. 블랙핑크 로제의 브이로그 속에 등장한 뉴욕 빈티지샵이기도 하다.


3. Namaste Bookshop. 2 W 14th St, New York, NY 10011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맨하탄 안에 위치한 영적 관련 도서 및 제품을 주로 선보이는 서점. 다양한 동서양의 철학 서적 및 종교 서적. 타로카드 및 향, 악세서리, 명상 관련 섹션 등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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