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를 위해 부모가 알아야 할 것들 (3)

by popcicle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만 생존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이 AI로 대체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인간은 사소한 존재인 것 같으면서도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성을 가진 존재로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AI의 영역이 확대될 것을 우리는 쉽게 예상할 수 있지만 직업의 세계에서 보자면 인간과 AI의 공존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래세대를 양육하는 부모의 과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AI는 따라 하지 못하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고유성은 과연 무엇일까.



어느 유튜버가 들려준 이야기 속에서 나는 한가지 힌트를 발견한다. 몇 년 전 알파고가 바둑천재 이세돌을 이겼을 때 세상은 떠들썩했다. 프로기사를 꿈꾸며 바둑을 배우던 학생들은 자기의 존재가치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해 의기소침했을까? 그렇지 않다.


“알파고가 우리보다 바둑을 잘 둘 수는 있어도 바둑을 두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절대 경험할 수 없어요.”


내가 재능을 보이는 일과 즐거움을 느끼며 하는 일이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기도 한다. 재능이 그다지 없더라도 내가 그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면 인내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글을 쓰다 보니 어느 때는 하루종일 한 문장도 맘에 들게 써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다 예전에 읽었던 책이나 자료를 뒤적거리면서 갑자기 떠오르는 한 가지 생각이 단숨에 페이지를 채워주기도 한다. 이때 느끼는 즐거움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다.



즐거운 일이고 재능도 발견하였지만 성실하지 못하다거나 참을성이 없다면 살아남지 못한다. 결국 변화의 시기에 부모가 자녀에게 남겨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유산은 ‘태도’이다. 태도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치관이자 살아가는 방향이다. AI는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할 수 있지만 ‘태도’를 배울 수는 없다. 누구나 원한다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참을성을 배울 기회가 없다. 부모가 참을성이 없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떼를 쓰는 아이를 쉽게 달래기 위해 태블릿을 쥐여주고, 배고픈 아이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기보다는 배달 앱을 여는 쉬운 길을 선택한다. 부모가 아이를 기다려 주지 못하니 아이들도 자신만의 고유성을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쉽게 포기한다. 인생에 ‘즐거운 일’이 생기면 그 일에 성실해지기는 쉽다. 그리고 ‘즐거운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인내심이 생긴다. 미래의 의사가 의료 AI와 차별성이 있으려면 환자의 아픈 이야기를 인내심을 가지고 경청하는 좋은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보면 세상은 변화해 왔지만, 인간을 움직이는 본질은 항상 비슷하다.



대학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아들이 수업을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아파도 학교 가서 아파야지!’라는 무지한 말을 듣고 자랐던 나는 옛날 사람임을 인증하는 중이다.


“그래도 수업 출석은 해야지.”

“얼마 안 있으면 대학 수업은 온라인으로 거의 바뀔 것 같아. 수업내용이 어렵거나 잘 모르겠으면 유튜브 찾아보면 다 있는데 강의실 나가는 수업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그럼, 뭐 하러 공부하냐?”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되지 않을까? 그게 참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재미있는 일 같아.”


내 아이가 ‘즐거운 일’에 ‘성실’하기를 바란다. 수업을 빠지지 않고 듣는 것이 ‘성실’이라고 배웠던 나는 이제 성실의 개념을 다시 정의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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