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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일린 May 28. 2024

마음 세탁소

얼룩 하나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가 쌓여 

괜찮은 인생이 된다기에  

오늘 하루 깨끗이 빨아  

곱게 개어 넣어 본다     

 

어떤 날은 

딱히 빨지 않아도 될 만큼 

무탈한 하루     


어떤 날은 

흰 옷에 튄 짬뽕 국물 같이 

얼룩진 하루     


나이가 들면 

추억 먹고 산다는데 

얼룩진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아


매일 밤 박박 문질러 

묻어있는 얼룩을 지워내고

구겨지고 주름진 마음 

반듯하게 다림질해      


좋았던 하루로 기억하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 

울컥 솟는 서글픔은 

어디에서 오는 건지      


깔끔하게 세탁되어

곱게 갠 옷들이  

제법 괜찮게 살아왔다

다독여주지만  

    

흔적 하나 없는 아픔

뜻 모를 깊은 공허 

시작조차 찾을 수 없어 

오늘도 여전히 헤매이고   

       

흙탕물 튄 흔적 하나

참을 수 없었던 내가

푸르게 물들어 버린

흰 옷 원망했던 나에게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남아도 괜찮다고 

때로는 나만의 무늬가

될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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