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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일린 Jul 11. 2024

플라스틱 프라이드

오만한 너에게 

뿌리가 뽑힌 채 

버려진 화초 하나      


곧 시들어버리겠지 

곧 썩어사라지겠지 

한 때의 흔적도 없이  

   

부질없는 허무함에  

의미없는 존재감에 

갈 곳 잃은 분노만이   

  

모든 연약한 것들은 

언제나 쓸쓸하게 

스러지기를 반복하고      


스스로가 맞다는 믿음으로  

단단하게 두른 너의 외피   

  

절대 분해되지 않는 

올곧은 오만 

썩지 않는 플라스틱

우리를 망쳐     


순환의 섭리를 거슬러

버티고 버틴 넌

발에 채는 쓸모없는 

플라스틱 폐기물      

 

성장하지 못한 채 

무한히 그 자리에 

되돌아 갈 곳 없이

영원히 박제 되어     

  

사라진 줄 알았던

그 자리엔 푸른싹이  

옳다고 믿었던

그 자리엔 쓰레기가  

    

모든 연약한 것들은 

언제나 쓸쓸하게 

스러지기를 반복하고

      

모든 연약한 것들은 

영원하지 않아 

그래서 더 소중하고   

   

모든 연약한 것들은 

쓸쓸하지 않아  

되돌아갈 곳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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