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너에게
뿌리가 뽑힌 채
버려진 화초 하나
곧 시들어버리겠지
곧 썩어사라지겠지
한 때의 흔적도 없이
부질없는 허무함에
의미없는 존재감에
갈 곳 잃은 분노만이
모든 연약한 것들은
언제나 쓸쓸하게
스러지기를 반복하고
스스로가 맞다는 믿음으로
단단하게 두른 너의 외피
절대 분해되지 않는
올곧은 오만
썩지 않는 플라스틱
우리를 망쳐
순환의 섭리를 거슬러
버티고 버틴 넌
발에 채는 쓸모없는
플라스틱 폐기물
성장하지 못한 채
무한히 그 자리에
되돌아 갈 곳 없이
영원히 박제 되어
사라진 줄 알았던
그 자리엔 푸른싹이
옳다고 믿었던
그 자리엔 쓰레기가
모든 연약한 것들은
언제나 쓸쓸하게
스러지기를 반복하고
모든 연약한 것들은
영원하지 않아
그래서 더 소중하고
모든 연약한 것들은
쓸쓸하지 않아
되돌아갈 곳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