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은 장비빨?

러닝 입문기

by 오동

러닝을 하면서 하나 둘 사고 싶은 게 생기기 시작했다. 뛰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었을 때, 겨울 러닝을 위한 운동복을 샀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을 때는 더 추워졌을 때를 대비해서 비니를 샀다. 이렇게 소소한 용품들을 사모으던 중 러닝화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었다.

내가 신고 있는 러닝화는 5년 전에 당근으로 구매한 것이었다. 남편 생일선물로 러닝화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러닝화의 세계는 무궁무진했다. 나의 러닝화는 초보 러너에게 추천하는 러닝화들에 포함되지 않을뿐더러 그 어디에서도 언급하지 않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뛰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서 '내년에도 계속 러닝을 하면 사야지'라는 생각으로 소비욕을 꾹꾹 누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5번째 뛰고 난 다음 날, 발바닥에 약간의 찌릿한 통증이 생겼다. 발의 아치가 높은 편이라 평소에도 많이 걸으면 발바닥에 무리가 가곤 했는데, 러닝은 아무래도 더 큰 부담이 되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알고리즘은 나를 할인 중인 러닝화 앞으로 이끌었고, 나는 홀린 듯이 결제를 해버렸다.

러닝화를 배송받았을 때 너무너무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러닝을 하고 싶은 적은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다음 날 당장 나가서 달렸다. 기대와는 달리 이전과 별 차이를 못 느끼고 첫 러닝을 마쳤다. '흠, 괜히 샀나'


러닝화를 2번째 착용한 건 러닝크루와 함께 정기적으로 뛰는 날이었다. 새 러닝화를 신고 항상 뛰던 코스를 뛰는데 이상하게 힘이 남아돌고, 다리가 가벼웠다. 익숙한 코스를 뛰니 러닝화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그래서 뛰는 내내 신이 났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발바닥이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취미활동을 할 때 부상을 입어서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을 가장 꺼려해서 일부러 빈도를 높이지 않으려고 한다. 러닝화 덕분에 즐거운 취미를 더 오래 할 수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러닝은 어느 정도 장비빨이 맞는 것 같다. 나의 새하얀 러닝화가 꼬질꼬질해질 때까지 열심히 달려봐야지. (요즘 들여다보고 있는 다음 장비는 스마트 워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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