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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Oct 09. 2021

[Sci-Fi] 기술기업의 재해석

이번에 프로젝트 리더를 맡은 브라이언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는 기술은 언제나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편하고 불안정한 미래를 그리는 기술기업도 기술을 계속 판매할 수는 있습니다.

조금은 차갑게 시작했지만, 팀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큰 반응이 없었다. 진짜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메시지에 시큰둥한 것이 이들의 특징인지 알기 힘들었다.


그런 반응 속에서도 브라이언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뭔가 큰 핵심 메시지를 가지고 시작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에, 하던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기술이 인간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 막연하게 기술이 행복한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고 믿게 되었을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브라이언의 특징적인 화법이다. 그가 주변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싶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지금은 좌중의 이목을 주목시키려고 이런 말을 내뱉는다.


"기술이 그리는 행복한 미래, 화사한 미래, 활기 넘치는 미래는 마케팅 부서에서 집행한 대규모 광고를 통해서 우리 어린 뇌에 각인된 이미지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과연 앞으로 개발하는 우리 프로젝트 팀의 기술이 인간의 삶을 인간의 희망대로 장밋빛으로 만들 것인가? 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다루는 기술의 속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 감수성을 키워 프로젝트에 적극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기술이 인간으로부터 멀어져 마케팅과 결합할 때 발생하는 폐해에 대한 사회적 지적과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


페이스 북 직원이었던 프란시스 호건의 청문회 주장에 의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회를 분열시키며, 민주주의를 악화시키는 등의 해악을 끼친다는 것을 파악하고도, 이에 대한 대응 조치가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힙니다.


최근에 이슈가 된 카카오 택시의 '택시기사 선별 배정제'나 네이버의 검색 키워드 경매제도 등도 기술기업이 마케팅과 결합했을 때 등장하는 폐해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기술로 먹고사는 기업의 프로젝트에서 어떤 기술 감수성을 키워 프로젝트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저는 Apple의 사례를 예로 들고 싶습니다. Apple기업은 1986년 세상은 기술 때문에 미쳤어!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너도 미쳐야만 해! 우리가 너와 함께 해줄게. 힘내자!!라는 Think Different 메시지를 세상에 내놓으며 기술 기업에서 기술에 대한 인간적인 감수성으로 접근을 합니다. 이런 감수성은 지금도 Apple의 광고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1986년 마이크로 소프트가 그리는 미래사회는 장밋빛 일색이었죠.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지금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현상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기술은 우리 인류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기술 기업이 그렸던 세상은 우리 모두에게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많은 폐해를 만들어내고 있죠.


자, 우리는 어떻게 기술기업으로 감수성을 발휘하여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오징어 게임을 생각해봅시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관은 명확합니다. 세상은 공정하지 않는 생존 게임장이야! 이미 너는 그 세상에 살고 있고,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게임을 매일같이 하고 있어. 그 세계는 네가 노력한다고 더 아름다워 지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오늘을 살아야 해. 그것이 내일을 함께 할 수 있는 힘이니까!라고 명확히 말합니다.


우리가 이번 프로젝트를 임하는 태도도 위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다루는 기술이 결과 인간의 미래를 편하게, 또는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을 거야. 이 기술은 아마도 우리의 일상생활을 고유영역을 침범할 거야. 하지만 오늘을 살아야 해. 우리 기술이 함께 할 거니까!


이것으로 프로젝트 킥오프를 위한 소개의 말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이 있는 팀원은 질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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