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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pr 11. 2022

도전의 계곡 건너편

작은 성취에 관하여.

요즘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에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너무나도 빨라서 매번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가 너무도 버겁지만, 기술을 사용하려고만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기술이라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도 좋아진 시대에 살고 있다. 한마디로 도전이 쉬운 세상에 사는 것이다.



나는 요즘 수업 시간에 핸드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위해 쉽게 버튼만을 이용하여 핸드폰의 일부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보조 기기를 디자인하고 있다. 핸드폰과 연결된 보청기를 사용하시는 어르신이 핸드폰 사용이 어려워 보청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적 문제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이 문제를 입체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실제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어르신을 상대로 사용성을 검증하는 일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수업 시간에 핸드폰과 연동해서 작동하는 여러 버전의 보조기기를 만들기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모바일 폰용 소프트웨어를 새로 개발해야 하는데, 이렇게 개발 이슈가 강한 프로젝트를 디자인 학교에서 수업으로 운영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우연히도 최근에 figma 서비스와 microbit 도구를 조합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였고, 이를 바로 프로젝트에 적용하였다.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외부 버튼을 누르면 핸드폰 화면을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이것으로 프로젝트의 절반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일은 어르신을 위한 리모컨을 완성하고 실제 어르신을 대상으로 검증 작업을 진행하는 일이다.


나는 참여하는 학생에게 물어본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수업이 어렵지는 않니?"


학생이 대답한다. "저는요. 이 수업에서는 도전한다고 생각하고 수강 신청했어요. 재미있어요."


교수 평가지에 무슨 험한 말을 적어놓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 면전의 학생의 말에 큰 힘이 난다. 나는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고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된다. 그것으로 만족한다.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는 항상 긴장감이 따른다. 긴장감이 두려움이 되기도 하고 당혹감이 되기도 하지만, 한고비를 넘기기 위한 도전의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두려움-도전-성취는 모두 일직선 위에 함께 있다는 것. 그것을 알고 즐길 줄 아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기에 올 봄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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