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점이 여럿이 있지만, 가장 큰 다른 점은 디자인은 협업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축적하는 분야이고, 아트는 개인 작업이 기본인 분야이다.
디자인에서 협업을 중요한 기술로 강조하는 이유는 현대 산업 구조상, 하나의 상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워낙 많은 분야의 전문 지식과 인력이 필요하고, 그 전문 지식과 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 상품이 제대로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임을 디자인은 진작부터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다.
디자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협업, 즉 프로세스가 명확하고, 논리와 숫자를 활용하여 설득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디자인 접근방식은 디자이너 자신에 대한 탐구 없이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는 접근법으로의 한계 때문에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입장에서 공허함을 느끼는 정도가 심해짐을 피할 수 없다.
반면에 아트는 개인 작업이기 때문에, 협업 상대방을 이해하는 작업에 앞서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탐구의 시간을 갖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일인 분야이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디자이너 본인에 대한 탐구 과정을 반드시 디자인 프로세스에 포함하여야 한다. 그것이 디자인 프로젝트 결과물의 공허함을 극복하고, 디자인에 열정을 가지고 지속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