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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Sep 10. 2022

9월 10일 그림일기

작가란?

유튜버 이연은 젊고 성공한 사업가이고, 그리고 화가다. 추석 시즌에 맞춰 오픈한 클래스 101의 구독 서비스인 클래스 101+를 결제하고 첫 번째로 선택한 14일간의 무료 체험 콘텐츠인 이연의 온라인 클래스를 듣고 내린 결론이었다.


그런데 이 클래스를 듣고는 '그림'에 대한 고민보다, '작가 브랜딩'에 대한 고민을 더 심각하게 많이 하게 됐다.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20여 년간을 계속해서 자기 그림으로 치열하게 고민한 사람의 그림 비법을 추석 연휴에 한 번의 온라인 강의로 따라잡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헛된 욕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신에 결국 작가는 작가처럼 굴어야 작가다라는 이연님의 조언에, 지금까지 작가가 되려고 했던 모든 수고와 노력에서 빠져있던 퍼즐 한 조각을 찾아낸 성과는 있었다.


우선 이연의 클래스에서는 작가의 인스타그램은 작가다워야 한다고 했다. 작가다운 인스타그램은 '지금 여기 장사해요. 문 안 닫았어요. 그리고 많이 찾아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 쉽고 정확한 비유다.


내가 내 사이버 공간에 사람이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것과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서 사람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전혀 차이가 없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인테리어 비용이다 마케팅 비용이다 엄청나게 투자하면서 내가 온라인 공간에 투자한 것이 무엇이 있었던가?


나는 지금까지 내 인스타그램을 그저 창고처럼 내 작업물을 쌓아놓기만 했었다. 이 창고에 과연 제대로 된 사람이 찾아올까? 그리고 다시금 찾고 싶어 질까? 나는 인스타그램에서 지금까지 매장 주인이 귀찮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나를 찾아오는 손님이 창고에서 보물을 스스로 찾기를 기대했던 것이었다. 그리고는 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늘지 않을까 투덜거리기만 했었다.


매장에 찾아온 손님을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일도 작가가 해야 하는 일이다. 작가는 다재다능해야 한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매장에 찾아오는 손님이 위안을 얻고,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서 다시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작가가 해야 하는 일이다. 작가는 바로 조그만 맛 집이나 카페의 주인장과도 같다. 손님을 소중히 생각하라. 그것이 내가 이연의 클래스에서 얻은 교훈이다.


이 교훈을 그대로 브런치 글을 올리는 데도 적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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