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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Feb 27. 2020

[에세이] 나이 50에 쓰는 일기

작심 3일인 세월을 50번이나 흘려보냈다.

태초의 웅녀 할머니는 어떻게 100일 동안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는지 정말 존경스럽기만 하다.


책 읽기 시작한 지 오늘로써 47일째가 된다. 이번 주 일요일이 되면 딱 50일째이다. 처음 목표는 100일 독서였다. 100일 동안 3일에 한 권씩 30권만 읽자가 올 해의 첫 번째 목표였다. 오늘 20권째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나머지 10권만 더 읽으면 50줄에 처음 달성하는 100일 동안의 약속이 완성된다.


무엇을 특히 바라고 시작한 독서는 아닌 데, 벌써부터 내 인생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 독서는 복리로 쌓이는 이자와 같다고 하던데, 지식이 복리로 쌓이는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는 복리로 불어 가고 있는 듯하다. 브런치도 시작하였다. 이제 오늘로써 일주일이 된다. 스스로 글을 자주 쓰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였는 데, 은근 날짜별 통계 수치가 신경 쓰인다. 첫날은 무려 49명이 나의 브런치를 찾아주었다. 다음 날부터 조회수는 줄어들어 24일에는 조회수가 11회까지 떨어졌다. 새 글을 올리면 조회수가 함께 올라가는 게 신기했다. 아마 브런치 나우라는 섹션에서 새 글이 노출되기 때문일 것이다. 지속적으로 글을 쓰게끔 독려하는 서비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나 자신을 더 잘 알아가고자 쓰기 시작했다. 나의 문체, 나의 생각, 나의 철학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싶었다. 반백이 되었으니 이제는 철학적으로 뭔가 건지고 싶었나 보다. 머릿속에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안되고 자꾸 잊어버리는 나이가 되었다. 글로 쓰면 생각이 좀 더 오래 기억될 것 같았다. 시작은 나를 위해서 시작했는 데, 어느 순간 보는 사람도 신경이 쓰인다.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써야 하나? 가 고민이 된다. 그림도 그려 넣어보고, 배경 이미지도 추가해본다.


일기는 개인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일기라도 써서 조회수를 올려야지! 하는 나의 욕구에 불을 지피는 것은 서비스 기획자의 영민함이 잘 작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이제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30분 동안 조회수를 갱신해보자가 오늘의 일기의 목표다. 글은 결국 많이 쓰면 는다고 했다. 그리고 글을 쓸 때는 세상에 좋은 임팩트를 줄 글이라고 믿어야 한다고 했다. 조회수 올리고자 쓰는 글이지만, 이 글도 쌓여서 나중에 세상에 좋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책으로 환생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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