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 참 감성적이시네요?
베테랑 모델분이 품평회 시간에 한마디 한다.
"아. 네.
그리는 사람의 성격이 그대로 나오나 봐요."
엉겁결에 대답한다. 그러고는 훅 다른 사람의 그림을 훑어본다. 선이 진하고 단호하다. 한 번 간 길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듯했다. 다른 이의 그림은 선이 역동적으로 꿈틀꿈틀했다.
정말로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는 내 마음의 모양새를 가감 없이 거울처럼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오늘은 마음이 참 여렸구나. 선이 감성적이었네."
"오늘은 참 마음이 단호했구나. 선이 굵고 진했네."
이제는 주어진 시간 안에 얼굴 표정과 함께 손과 발을 그릴 수 있게 되니, 마음이 감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나 보다.
내가 봐도 선이 참 곱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참 고았구나"한다. 그동안 가면을 쓰고 먹고살기 위해서 센 척 강한 척을 해왔구나. 이제야 마음에게 토닥거린다.
오늘부터는 더 이상 센척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살아보고자 한다. 대신 다음번에는 더 굵은 선 강한 선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선으로 그려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