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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Oct 25. 2022

10월 25일 그림일기

가을 색에 물들기

가을의 색에 흠뻑 물들어 봅니다.


고작 단출한 아파트 단지 안의 좁은 오솔길에서 발견한 이지만, 노랗고 빨갛고 그리고 연두 연두 한 단풍색이 무척 다양해 보입니다. 아침 공기가 차갑기도 하고, 감나무에 덩그러니 감이 한 개만 남아있는 것을 보니 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한가롭게 아침 산책길을 걸어 보지만, 머릿속으로는 이번 가을의 변화무쌍함을 걷는 내내 되새김질해봅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각종 전시, 행사, 강연, 수상 소식은 온라인 '좋아요'만을 누르는 것을 용서하지 못하듯이, 얼른 일어나 움직이라고 유혹이 대단합니다.


결국 성실하게 다니던 크로키 수업을 제치고 가을의 성수동을 찾았습니다. 성수동은 이미 초록과 빨강, 그리고 노랑의 원색으로 가득했고, 어김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떨어줘야 겨우 내부를 보여주는 아량을 베풀고 있었습니다. 


저희도 지인이 인스타그램에 이미 다녀간 흔적을 남긴 앵무새 디저트 카페, 리복 팝업 매장, 레어로우 하우스 등을 줄을 서서 들어갔고, 그 안에서 빨강과 파랑, 녹색과 검정의 강렬하고 강인한 대비에 자극받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MZ세대를 사로 잡기 위해 등장하는 색은 자연스러운 가을의 색은 아니었지만, 선명하고 찐하고 강렬한 자기만의 색깔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MZ 세대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이런 강렬함이 오래된 성수동의 낡은 색의 건물과 묘하게 대비를 이루며 부조화 속의 신선한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이제는 제품을 홍보하는 수단이 평면적인 제품 광고에서 영상 광고로, 그리고 공간 체험 광고로 진화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억지 온라인 시대를 거치는 동안, 광고는 온-오프라인을 더욱 정교하게 믹스하여, 더 정교한 타겟팅을 하고, 더 오래 기억에 남게 하며, 더 열성적인 지지자로 만들어버리는 경지에 까지 도달했습니다. 컬러를 아주 주요한 기억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요.  


저도 집에 돌아와서 강렬한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가을의 감성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 사용하던 크레용을 꺼내어 꼼꼼하게 배경을 덮어보았습니다. 노란색은 풍요로움을, 그리고 붉은색은 열정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을의 이미지를 말이죠.

여러분의 가을은 어떤 색이신가요? 그리고 어떤 느낌으로 이 좋은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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