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2월 8일 그림일기
드디어 색상팔레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색을 가지고 놀면서 내 마음에 드는 색상표를 만드는 것이 과제였어요. 처음에는 주로 탁한 색상이 많이 튀어나왔는데요. 앞으로 개발할 캐릭터에 입힐 색상이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더 진행하니, 밝고 맑은 색이 오히려 더 많이 등장합니다. 물론 밝은 색으로만 전체 캔버스를 다 채운다고 그림 자체가 밝아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따뜻한 감성을 찾아낸 것만으로도 만족했습니다.
이 색상표를 만들 때, 난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느낀 색을 표현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물감을 짜고, 색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느낌을 내 그림에도 표현하면 할 것이라고요.
실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색을 구별하지 못할 텐데 말이죠. 그래도 그 기분을 느끼며 물감을 짜고, 색을 섞고 나 만의 색을 만드는 과정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아지경에 빠지기 쉬웠죠. 만들어진 색상표를 보면서 알아가는 나의 감성의 모습도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이 작업을 몇 번 더 시도해 볼 예정입니다. 그러면 진정한 나 만의 색상표가 만들어지겠죠?
준비만 하다가 실행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운 마음도 가득합니다만, 일단은 하얀 캔버스에 물감을 입혀봐야겠습니다.
어차피 그림은 내가 그리는 것이 아닌 무의식이 그려주는 것이니, 걱정은 하지 말고 저질러봐야 내가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 줄 알겠죠? 목요일, 금요일 중에 하루는 날을 잡아서 백색면을 채워봐야겠습니다.
이건 다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