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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pr 12. 2023

전시하며 인맥정리

23년 4월 12일 그림일기


전시를 하니 인맥 정리가 자연스럽게 되네요.!!!



신비로운 경험입니다. 전문 서적을 출판했을 때는 굳이 지인에게 일일이 연락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었는데, 전시하다 보니 나의 주변인에 시간과 관심을 요구하는 나의 낯선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경험해 보니, 그동안 내가 어떤 사람과 어울렸는지, 어디에 소속되어 있었는지, 내가 제공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치가 그 지인들에게 매력적인지 등을 점검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마케팅을 내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를 타깃 대상에게 명확하게 소구하여 교환을 촉진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정의 내릴 때, 보통의 우리는 제품을 만들거나 사업을 시작하면 주변 지인에게 소식을 알리는 활동으로 시작합니다. 핸드폰에 등록된 지인 목록을 찾아 단체 문자를 보내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브런치에 전시 관련 소식을 올리고, 단톡방에도 전시 관련 내용을 포스팅합니다. 내가 한때는 알고 지냈던 사람이 이 전시 소식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큰 기대감에 부풀어서 말이죠.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좋아요'와 댓글 반응이 없으면 도파민 부족 현상에 제대로 시달리게 됩니다. 어쩐 일이지? 내가 그동안에 지인에게 서운하게 한 일이 있었나? 내가 이 모임에 너무 소홀했던 건 아닌가? 기브 앤 테이크라고 하는 데, 내가 그동안에 내가 좀 더 친절하게 말할 걸 그랬어~~ 괜히 까칠하게 굴었잖아?  에잇! 이쯤에서 탈퇴해 버릴까? 이렇게 무반응이고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등의 내적 자책 상태가 찾아옵니다. 현대 용어로 바꾸어 말하면 현타가 오는 겁니다.


전시는 곧바로 내 작품이 평가받는 자리가 아닌, 내 인성과 과거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성실성과 충실도가 평가받는 자리로 변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기한 체험이란 의미입니다. 4월 12일에 전시가 시작했고, 오늘 15일에 가족과 함께 전시장에 방문합니다. 전시장에서 직접 관객과 만나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무슨 생각으로 이런 작업을 하셨어요?'라는 질문에 어렵지만 심오한 콘셉트를 자신 있게 설명해 볼 계획입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라는 대답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그런 과정을 통해서 관객과 소통한다는 것은 긴 스토리가 아닌, 짧고 임팩트 있는 강력한 콘셉트의 전달 과정을 의미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콘셉트란 녀석이 바로 이어서 캔버스에서 느껴질 때, 관객과의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온라인 전시와 오프라인 전시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이 보조수단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온라인에서의 소통과 노출 경험이 오프라인의 방문 경험으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더 높아졌습니다. 온라인 전시에서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을 다시는 분은 실체적 사물이 인간에게 주는 아우라를 경험하지 못하고 '좋아요'를 표현합니다. 조그마한 핸드폰 화면에서 국한되는 자극에 반응한 지극히 순간적인 느낌에 의해서 말이죠. 그래서 그 느낌을 진짜라고 볼 수 있을까? 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 많은 팬을 거느린 작가가 대단한 이유는 이 온라인에서의 경험이 고스란히 오프라인 매장 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 때문입니다. 


작품과 제품은 거의 작동하는 면이 비슷합니다. 온라인을 사로잡을 때 오프라인이 살아납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각자 하는 역할이 다르지만, 온라인에 방문객을 더 많이 끌어들이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결국은 타깃이 누구인지, 그 타깃이 무엇이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지를 이미 간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사람을 이해하는 수준인 것이죠. 온라인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는 코로나 때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만, 지금은 그 이야기가 실제로 피부에 와닿습니다.  


이제 전시도 끝나가고 있으니, 온라인에서의 소통 감각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 첫 단추는 브런치 스토리의 팔로워를 늘리는 일부터 시작해야겠죠? 구독자가 늘지 않는 이유는 댓글과 소통의 부재라고 스스로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내용을 작성하여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통도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관성과 꾸준함이 무기겠죠? 


소통과 댓글 작성에 노하우가 있으신 분, 많이 많이 공유해 주세요. 구독자 수 1000명이 되면, 정말 이벤트를 제대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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