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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May 18. 2023

미드저니를 왜 쓰나요?

2023년 5월 18일 그림일기

영화 '향수'에 나오는 제향사의 연구실이미지를 2040년 서울 가정의 모습으로 그려줘


이렇게 chatGPT에 요청했어요. 바로 아래 이미지처럼요. AIPRM모델은 Midjourney V5 prompt - 6 different styles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난 최종 결과물이 꽃에서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거든. 꽃으로 가득 찬 공간말이야.


그래서 꽃 이미지의 링크주소를 미드저니 프롬프트에 추가로 입력하고, 꽃 이미지에서 영감 받을 정도를  --iw 0,3로 추가 입력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렴풋이 갖고 있던 꽃으로 가득 찬 미래의 연구실 이미지를 midjouney가 뚝딱뚝딱 만들어주더군요. 

참 아름답게도 말이에요.


디자인 작업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서로 이질적인 경험 정보를 새로운 관점으로 믹스해서 전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인데요. 머리 싸매고 밤을 새워하던 일을, 이제는 미드저니와 함께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에게 내가 원하는 정확한 디자인 결과물을 아주 잘 만들어보라고 시킬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인간의 생산적인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첫 신호를 감지한 것은 아닌가 하여 기쁘기도 합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디자인 혹은 스페큘레이티브 디자인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볼 단계입니다. 미래를 그리는 스페큘레이티브 디자이너들이 그린 미래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 많은데요.

깊은 산속에서 채취한 식물을 항상 백팩에 넣고 다녀야만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너무나 암울한 미래의 모습이지만, 동시에 너무도 아름다운 장치 디자인이 아닐까요? 패션 액세서리 소품으로 일상에 들고 다니고 싶을 정도의 디자인입니다. 물론 이런 패션 액세서리가 대량생산되어 일상에서 모두에게 사용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단지,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에 환경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런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나요?


https://youtu.be/aAG0 SaDFWb0


공기질이 계속 나빠진다면 미래에는 정말로 이런 장비를 하나씩 들고 다녀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말랑말랑 생각법에서 저자는 디자이너 직군의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도대체 문화란 무엇인가요?


디자이너는 예쁘게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특정 기업을 위한 독특한 문화(브란드 경험)를 만드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디자이너 스스로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 혹은 경험 디자이너, 혹은 브랜드 디자이너라고 부릅니다. 이런 일을 하는 혹은 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에게 위 질문을 고민해 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봐요.


디자이너로 스스로 하는 일을 돌아보게 만드질문이거든요.


정답은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일단 문화의 반대말을 떠올려보세요. 반문화? 혹은 비문화? 아닙니다. 저자는 문화의 반대말을 자연이라고 정의합니다. 문화는 자연 상태의 것을 인간이 변화시킨 것이니, 문화의 반대말은 자연이 맞겠죠. 그렇다면 다음 단계입니다. 자연의 반대말은 부자연이니, 문화 = 부자연이 됩니다. 자연에 인위적으로 변형을 주어 만들어 낸 것이 문화이니,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문화란 곧 부자연스러운 게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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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부자연스러운 게 맞는 데. 인간은 그 문화 속에 사는 게 어색하지 않아요. 당연히 학교에 가고, 당연히 은행에 돈을 저축합니다. 인간은 인간이 만든 문화 속에 있을 때 자연스러움을 느낍니다. 간혹 가다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면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고 신기해하죠. 그러다 곧 스토리를 듣고 나면 자연스러워합니다. 스토리에 그 부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힘이 숨어있습니다. 그리고 부자연스러운 경험이 자연스럽게 됐을 때, 우리는 그 기억을 추억이라고 부릅니다. 추억은 곧 그 나라의 문화를 떠올리는 강력한 단서가 되죠.


결국, 문화란 부자연스러운 것을 인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스토리를 입혀놓은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부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스토리를 부여한 것을 문화라고 정의하다니 저자, 참 똑똑하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답니다.


이야기를 디자이너가 하는 작업으로 연결시켜 보면요. 디자이너는, 1)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나 사물을 만드는 사람이고, 2)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나 사물에 스토리를 부여하여 이 시대 사람들이 어색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넷 초기 디자이너는 복잡한 것을 심플하게 만들어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는데요. 이제는 기술이 너무 발달하여, 일상이 너무나도 심플하고 편해지는 세상에 살게 됐어요.


이 시대의 디자이너는 그래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을 만드는 사람으로까지 진화했네요. 특히 MZ세대는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잖아요. 경험이란, 기억이고, 기억은 일상적인 것이 아닌 부자연스러운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지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 디자이너의 역할도 변하는 것이겠죠.


이 변화의 시대에, 인공지능과 미드져니는 부자연스러운 미래와 그 미래에서 가능한 자연스러운 행동 양식을 도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에 정말로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만들어 볼 수 있거든요.


또한 세계에서 살 것 같은 인물과 그 인물이 일상에서 행할 것 같은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혹은 행동 양식을 만들 수도 있고요. 이런 결과물은 브랜딩을 위한 경험 이벤트를 만드는 데도 충분한 재료로써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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