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과 크로키와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기존에 있는 대상을 정확하게 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흠~~ 이제 대상의 형태를 어느 정도 묘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고 나니, 뇌가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매일 아침 크로키에 익숙하게 될 무렵에 슬슬 나태의 호르몬이 새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죠. 새로운 도전과제가 필요한 때임을 자각한 듯 뇌가 이건 뭐 하는 거야?라는 신호를 무자비하게 쏟아냅니다. 이 무자비함에 맞서기 위해서는 단순 모사보다는 새로운 도전과제가 필요했고. 그렇게 새로움을 애타게 찾던 뇌는 쉐입이란 단어에 꽂혀버립니다
쉐입은 작가가 다룰 수 있는 요소입니다. 긴 쉐입다음엔 짧은 쉐입, 둥근 쉐입 옆에 넓적한 쉐입, 이어지는 쉐입 다음에 주목도를 높이는 쉐입, 반복하여 리듬감을 만들어 내는 쉐입, 밝고 어두운 쉐입 등, 디자이너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요소를 말합니다.
보이는 것을 그대로 묘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가가 나름대로 해석하여 화폭 위에 쉐입을 다양하게 다루어보는 거죠. 이런 이유로 작가가 평생 작업을 하면서도 지루해하지 않나 봅니다. 바로 쉐입을 다루는 일은 너무 신비롭고 재미있는 일이 거든요.
물론 다양한 실험도 가능하고요. 진작에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천만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