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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pr 06. 2020

[서평] 90년생이 온다

80년대생인 임홍택이 90년대생의 직업, 직장, 그리고 소비 생활에 관하여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저자는 90년대생의 공무원직 선호 현상을 안타까워하며 기성세대가 해결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90년생의 소비활동이 활발하다. 애플도 삼성도 샤오미도 모두 90년 이후 출생자의 지출이 기업 매출의 큰 부분을 담당한다. 기업들은 밀레니얼 세대 혹은 Gen-Z라 부르며, 세대 학습에 열을 올린다. S전자 디자인팀에서도 2015년부터 90년 이후 출생자들의 소비 행태 특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다.  


임홍택 저자는 90년대생의 특징으로 간단함, 병맛, 솔직함을 들었다. 내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이면 합리적인 과시성을 추가하고 싶다. 합리적 과시성이란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남김없이 소비하려는 세대의 특성을 말한다. 한 자원을 조금만 절약하면 다른 곳에서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순간에도 90년 이후 세대들은 망설임이 없이 모두 소비한다.  


경험의 질보다는 양에 더 집착하는 듯하다. 빠른 시간 안에 많은 경험을 하고, 빠르고 성급한 실행과 실패와 좌절을 통하여 본인 만의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어 가는 세대로 보인다. 이전 세대가 구축해 놓은 성공과 실패의 노하우가 90년 이후 출생자에게는 도움이 안 되는 듯 반응한다. 감사함을 기대하고 내뱉은 조언은 '꼰대'라는 메아리로 돌아오기 쉽다.


그런 반응에는 디지털 Transformation과 모바일이라는 큰 기술적 사회적 변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을 법하다. 그 이전 세대의 성공 방정식이 아날로그와 인터넷 시절의 경험인 만큼, 새로운 기술을 경험한 세대에게는 과거 구태처럼 보일 뿐이다.  


지금 세대는 전 세계 구석구석과 번역기를 통하여 소통한다. 예약과 거래, 예약 취소, 불만 접수, 환불 독촉 등이 모두 모바일에서 이루어지는 세대다. 전화로 통화 한 번 하지 않고 모두 문자로 소통이 가능한 세대다. 서비스 제공자에게 부여됐던 갑의 지위가 이제는 서비스 사용자에게로 넘어갔음을 90년 이후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아는 세대다. 이전 세대에게 익숙한 '고마움', '감사함'과 같은 인간적인 표현 방식은 별표와 후기로 빠르게 대체된다. 후기를 달아주는 것이 서비스 제공자에게는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고, 후기를 읽는 수많은 구독자에게는 정보를 제공하는 의식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행동들을 일상적으로 하는 세대들을 기술로 무장한 합리적 과시욕을 지닌 세대라고 부르기로 했다.  




기업 입장에서 90년 이후 출생자들의 직업, 직장, 그리고 일과 라이프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미비하다. 그래서 청년 공시족이 탄생했는지도 모르겠다. 공시족이 전 세계적인 유행은 아니지만, 90년대 생은 나름의 인생 설계 비법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단지, 기업이 모를 뿐이다.


저자는 90년대 생과 일로써 공생하기 위해서는 '유머가 있는 리더십', '간단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 '참여를 가시화하는 조직 문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또한 Gamification 방식을 조직 운영에 도입한다면 어떨까 하고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Gamification이란 Game 안에 있는 Quest처럼 단기간에 달성해야 하는 업무 목표를 제시하고, Quest를 끝내기 위해 필요한 기술 및 스킬 연마 과정의 시간을 투명하게 제시하는 방식을 말한다.


Game 속 세계에서 동기부여받고, 목표 달성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기술 습득에 힘쓰는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의 경험이 현실 직장 생활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90년생은 불평불만이 없다.
대신 별점과 댓글로 의사 표시를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용히 사라져 간다.  


90년생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 세대와 자연스럽게 결별하게 될 것이다. 매출에 큰 영향이 없다면 모를까, 공존이 필요하다면 이제 그 이전 세대 기업인은 기업 내부에서 90년대 이후 출생자의 직업과 직장생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관찰하고 대화하는 것이 힘들다면, 적어도 90년대 생이 사용하는 축약어라도 공부해야 한다. 페이스북 대신에 인스타그램을 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자신의 눈으로 시민들이 대통령을 바꾼 사건을 직접 목격한 세대다. 따라서 도덕적 눈높이도 자연스럽게 높게 형성된 세대다. 이런 세대와 이제 기업에서 일을 같이 하고 공생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주체는 90년대 생이 아닌 바로 기성세대다. 기성세대가 바꿔야 한다.


90년대 생은 다 알고 있다.
누가 나쁜 기업(조직)인지
착한 기업(조직)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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