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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pr 03. 2020

[에세이] 두스브루흐가 서비스 디자인을 한다면

[사진 출처: 윤광준]

헤르베르트 바이어가 1923년에 그린 바우하우스 교장실의 아이소메트릭 투시도. [사진 윤광준]
서비스 디자인에서 디자인은 서비스야. 


서비스디자인을 잘하기 위해서 디자인 SCHOOL을 나와야 할까? 서비스디자인 분야에서 디자인은 그냥 서비스가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 전 세계가 극찬하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는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김진용 과장이 최초 제안자다. [출처: 중앙일보 / 전 세계 극찬 '드라이브 스루'…'1번' 주치의 김진용 아이디어] 초스피드 워킹 스루 부스는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과 고려기연과 협업해 개발한 것이다. [출처: 데일리 메거진 / 코로나 19 의심환자 검체 채취 15분이면 끝... 초스피드 워킹 스루 개발] 모두 멋진 서비스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다. 그러나 디자인 SCHOOL을 나오지는 않았다.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를 충실히 적용한 사례들로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다. 


디자인 SCHOOL에서는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를 충실히 다룰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이 필요하다. 디자인은 패턴 언어를 만들고, 이를 양산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한 분야다. 기계를 사용한 공산품의 대량 생산 시대에는 기하학적 단순함과 명료함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대량생산 과정에 기계적 디자인을 융합시키는 데 전력을 추구한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의 AEG와 Bauhaus 디자인이다. [출처: 매일경제 / 대량 생산된 공산품이 예술을 만나면…] 


페터 베렌스가 1909년 만든 전기 주전자 [성곡미술관 제공=연합뉴스]  ⓒ Photo: A. Laurenzo


패턴 언어를 발굴하고, 이를 전체 시스템에 적용시키는 역사를 가진 것이 디자인 분야다. 그렇다면 '서비스 디자인에서도 패턴 언어를 발굴하고, 이를 전체 시스템에 적용시키는 디자인의 전통을 적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가능하다.




해결안의 첫 단추로 두스부르흐라는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두스부르흐는 Bauhaus의 정식 멤버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디자인할 수 있다는 구성주의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출처: 중앙선데이 / 누군가 만들었다, 그러므로 나도 만들 수 있다!] 몬드리안이 이차원 평면에서 구성주의 철학을 피력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그는 삼차원 공간에 구성주의 이론을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했던 인물이다. 

두스부르흐의 공간 투사법 [출처: 중앙시사매거진 / 김정운 ‘창조의 본고장’ 바우하우스를 가다(15)]


서비스 디자인은 인간의 행동에 관한 연구를 하는 분야고, 시간이라는 새로운 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니 맵, 블루프린트, 시나리오 등). 두스부르흐가 주장한 삼차원에서의 구성주의적 발상을 시간축까지 확장하여 적용할 수 있다면, 서비스 디자인에서도 패턴 언어를 발굴하고 적용하는 디자인 업의 전통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몬드리안, 두스부르흐, 포스트모더니즘, 멤피스, 구성주의 이런 단어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조금 더 공부를 하고 아이디어가 정리되면 후속 글도 써봐야겠다. 오늘은 질문만 던지고 답은 미루려 한다. 이미 좋은 질문이 나왔으니 글의 반은 쓴 셈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의 댓글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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