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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Jul 18. 2021

"역시 문제는 컨셉이었어"

인스타그램 입문기

"언제쯤 도착한 데?"

"지금 중앙중 앞이래. 곧 올 거야!"


그렇게 아내가 숨고에서 찾아낸 인스타그램 강사를 동네 커피숍에서 기다리며 만났다.


"여기 이쪽입니다."

"네. 처음 뵙겠습니다."


숨고에서 찾은 인스타그램 강사는 흰색 셔츠에 옅은 회색 바지를 입고 노트북 가방을 멘 전형적인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아내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해서 운영하는 커피 학원 홍보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했고, 그래서 숨고에서 인스타그램을 키워드로 검색했다고 한다. 예상 밖으로 인스타그램 고수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여러 강사 중의 한 명과 연락되어 이런 카페 미팅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아내는 나를 이 자리에 꼭 끌고 나오고 싶어 했고, 나도 그 흔한 인스타그램 사용법을 배우러 나오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제공하는 '스토리'와 '하이라이트' 기능은 절대적이었다. 스토리는 24시간 동안만 존재하다 사라지는 콘텐츠 공개 기능이다. 24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콘텐츠를 제작한다고하니 그 효용성을 나는 잘 몰랐고, 이 기능을 딱히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프로필에 방문하여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동그란 버튼을 눌러서 본 적은 더러 있었다.


강사가 하는 말이 이런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려면, '스토리'로 일단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학원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하이라이트'기능을 반드시 잘 활용해야 한다고도 한다. 임시로 하나의 '하이라이트'영상을 만들었고, 이 영상을 잘 만드는 법을 다음 주 미팅에서 알려주겠다고 했다. 

   

상단의 조그마한 동그라미가 하이라이트 영상이다. 


수업에서 대화는 계속 이어지고, 아내는 전통적인 마인드로 인스타그램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싶어 했고, 그래서 TV 광고처럼 잘 만들어 올리면 학원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강사가 하는 말이 인스타그램 홍보는 TV 매체와 같은 일방향 마케팅이 아니란다. 쌍방향 소통을 통해서 팔로워를 많이 확보하고 이 들이 '좋아요'를 많이 누르게 하거나, 매장 프로필 페이지를 많이 찾아와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도통 알 듯 말 듯 한 내용의 연속이었다. 들으면 맞는 말인데, 막상 실행은 어려운 그런 수업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아내와 나는 인스타 사진만 예쁘게 잘 올리면 '좋아요'가 저절로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선팔을 신청하면 그냥 맞팔해주어 팔로워를 늘리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에서는 팔로워와 소통하고 관리도 해주어야 한다는 상호 품앗이의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거 어떻게 하지? 그동안의 소통 방식이 아니네.."


나에게도 아내에게도 인스타 팔로워의 페이지에 들어가서 '좋아요'를 꾸준히 눌러줘야 하고 댓글도 꾸준히 달아줘야 하는 수고가 있어야 학원 인스타그램의 소통지수도 같이 상승한다는 인스타 작동 원리가 너무 생소했다.  


과거에는 사장님은 본인 업무에만 충실하고, 마케팅은 직원이 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사장님 본인이 본인의 콘텐츠로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고, 소통도 함께해야 마케팅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소위 말하는 N잡러의 시대가 바로 이런 시대를 말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인스타그램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어야 해요. 그래서 프로필 사진에서도 사장님의 얼굴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사장님의 일상 모습도 간간히 인스타 피드에 올려주셔야 해요."


강사의 진솔한 인스타그램 홍보 전략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가 학원이나 식당 등의 업종에서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대다. 일차원적으로는 마케팅 비용을 태워서(?) 네이버 검색에서 높은 위치에 사이트가 노출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다음은 학원 사이트에서 다루는 정보의 문제다. 단순히 교육과정과 내용, 가격 정보, 실내 시설 사진 등만 가지고는 수강생을 모집하기에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더욱이 주변 젊은 경쟁업체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면 애가 타기 마련이다. 


아내도 애가 탔다. 이제는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업체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과거의 홍보 마케팅 방식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전에는 교육 내용과 질에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고 계속했다.   


하지만 홍보는 아내의 전문 분야가 아니었다. 이제 인터넷 (사이버) 마케팅으로 진입하려 한다. 용어도 생소하고, 봐야 할 지표도 많이 다르다. 방문자 데이터도 즉각 그래프로 그려준다. 이런 데이터를 읽고 콘텐츠 제작에 적용해야 한다고 한다. 하~~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그래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워야겠지 한다. 


나이가 뭐 문제가 될까! 인터넷 세상의 속도는 참 많이 빠르다. 인스타그램은 인터페이스를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릴스라는 새로운 기능도 또 툭 던져놓는다. 새로운 기능을 습득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인터넷 세상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다. 일단 학원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고, '컨셉'을 수립하여 '컨셉'에 맞게 콘텐츠를 지속해서 생성해 볼 요량이다. 


그리고 팔로워도 정리하고, 팔로워 페이지에 들어가서 정말로 좋아하는 이미지에 '좋아요'버튼도 누르고, 댓글도 달고 하는 습관도 기를 예정이다. 지금 브런치에서 하는 것 처럼말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의 속도는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뱁새처럼 잔걸음으로 쫓아가 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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