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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ug 16. 2021

이제는 꿈 제작자가 되어보자

[서평]달러구트꿈 백화점 2

"내가 어젯밤에 꾼 꿈이 이미 누군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 시리즈는 누군가는 꿈을 만들고, 나머지는 꿈을 소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신랄하게 꼬집은 책이다. 꿈조차도 본인이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구매하는 현대인에게 일종의 경종을 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꿈만 꾸고 있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스스로 꿈 제작자가 되어보는 것은 어때?"라고 하며 독자를 도발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꿈 제작자는 다양하다. 나는 슬럼버와 촉각을 주로 다루는 셀린 글럭, 척 데일, 그리고 키스 그루어의 제작 노하우가 마음에 드는데, "실제 감각을 모두 꿈에서 구현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흔히 초월적 감각으로 생각하는 부분을 강조하는" 제작 노하우가 특히 좋다. 우리는 깨어있을 때도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 제작 노하우는 현실 세계에서 꿈을 만드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촉각(특정 감각)에 집중하고 배경 설정은 과감하게 생략하는, 즉 인위적으로 배경을 다 설정하지 않고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추억들이 자연스럽게 배경이 되게 하는" 슬럼버의 꿈 제작 방식


우연히 찾아 들어간 커피숍에서 꿈꾸듯 '음악'에 취해 본 경험이 있다면 바로 그곳에서 당신은 슬럼버의 꿈 제작 방식을 본뜬 꿈 제작자의 작품을 만난 게 분명하다. 커피숍에서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다 보여주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 모든 것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매장 음악'으로 혹은 '색상의 조화로움'으로, 아니면 '커피 향'으로 손님의 커피에 관련된 추억을 자연스럽게 소환하는 방식도 상당히 세련된 방식이다.   

[왼쪽] 과감하게 생략한 블루보틀 성수점 인테리어                         [오른쪽] 디테일하게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커피숍 인테리어


내가 꿈 제작자라면 나름대로 어떤 꿈을 만들 수 있을까? 혹은 어떤 방식으로 꿈을 제작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있다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 2에 등장하는 다양한 꿈 제작자의 제작 노트를 훔쳐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전통을 활용한 문화 상품 디자인 프로젝트에서는 슬럼버의 꿈 제작 방식이 많이 활용되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한국의 전통 조형 요소를 상품에 최대한 많이 반영하기 위한 노력 했지만, 결과적으로 시각 요소를 제한적으로 활용하여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화 상품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신혜지 학생 (전통 건축 양식의 일부만 사용해서 상상력을 자극한 찻주전자 세트 디자인 : 3D printing
정다빈 학생 (서예의 멋스러움을 붓터치의 일부로 표현한 머리핀 상품 디자인 : 3D printing)


이처럼 특정 감각만 강조하고 과감히 배경을 생략하는 꿈 제작 방식은 일상의 다양한 제품과 환경에서 사람들이 꿈꿀 수 있게 하는 활용 가능성이 높은 제작 접근법이다. 이 제작법은 향후 메타버스에서 가상세상을 구축하는 데도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듯 하다. 


가상의 세계를 제작하는 과정과 꿈을 제작하는 과정은 비슷하다


현실에서 꿈 제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내공과 훈련, 그리고 재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현실에 있는 모든 것을 그대로 배경에 적용하려는 접근보다는 로블록스처럼 연상작용을 활용하여 소비자 머릿속에 있는 추억을 자극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P.S 제목 배경 사진은 예원진 학생(sadi)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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