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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Aug 28. 2021

[Sci-Fi] 100살의 Possibility

[동물농장]AI 신경망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자유를 갈망하는 시민은 AI 신경망 정당이 제공하는 무한 주거 복지에 취해 사회 일각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사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데 무감각해졌다. 오히려 이런 부조리한 사건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데 더 집중한다. 코로나로 큰 홍역을 치른 사회는 태평하게 쉬는 것보다 적당히 주어진 시간에 일하는 삶이 개인의 무한 자유를 추구하는 삶보다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하였고, 이를 구현해줄 정부로 '개인 최적화된 무한 주거 복지'정책을 내세운 AI 신경망 정부를 지지하게 된다.


'개인 최적화된 무한 주거 복지'정책은 개인 맞춤형 주거 정책으로 초기 시행 단계에서는 많은 이의 지지를 받았다. 이 정책은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로 개인 재산의 크기가 아닌, 다수의 행복지수의 크기로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실행력과 민첩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AI 학습 처리 알고리즘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일부 계층에 의해 데이터가 조작되는 사건도 발생하였고, 때로는 일부 집단을 위한 정책을 실제로 시행하기도 하였다.  


초기 내세웠던 무한 복지 주거 평등은 외연상으로는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보였으나, 시민에게 제공되는 거주 공간과 서비스의 질은 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나아지지 않았다. 데이터 기반으로 공평하고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크기의 거주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민은 오랜 기간 개선되지 않는 공간에서 일상적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지내야만 했다.


일부 업자는 AI 신경망의 알고리즘을 교묘히 회피하여,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간보다 턱없이 부족한 5.5평형의 작은 개인 공간을 원룸의 형태로 건축하고, 이를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분양하기도 하였다. 이런 민망하고 부조리한 빌라 분양 사건은 일부 지역에서만 알려진 사실로, AI 신경망 정부는 학습 데이터를 제대로 축적하지 못한 채, 다수를 위한 제대로 된 보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AI 신경망 시스템을 구성할 당시만 해도 개인의 행복 추구권이 극대화된 사회를 가중치가 높은 의사 결정 변수로 코드화해 놓았지만, 인간의 '자유 의지'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인간의 '자유 의지'는 인간에게는 명확하고 분명한 개념이지만, 이를 코드화해서 시스템에 업로드하기에는 너무나도 방대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했다. 대의를 위해서 개인의 불편함을 어느 정도 감내할 것인지,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주장을 허용할 것인지, 부당한 일에 대한 정의와 개인적 대응은 '자유의지'에 얼마나 반영할 것인지 등 초기 논의 단계에서도 정의하지 못한 함수를 기반으로 정부 시스템을 가동한 것이 화근이었다.


 




최근 업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신축 빌라 건설붐으로 특정지역의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사건에 대하여, 시민 사회의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어차피 AI 신경망 정부에 의하여 이 모든 주택이 결국에는 공정하게 분배가 될 것이며, 이는 시간문제라는 진영과, 이미 AI 신경망 정부가 활용하는 데이터는 일부 계층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되었으며, 주거 불평등의 문제는 이 정부 하에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진영이다.


인간은 실제로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자산과 자유의 크기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AI 신경망 정부는 어느 날 동물농장의 지도자인 나폴레옹의 운영 방식을 알고리즘의 주요 데이터 소스로 채택하기로 결정한다.



동물농장은 조지 오웰의 오래된 소설이다. 이 정부의 이러한 정책결정에 대하여 모든 시민이 찬성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부는 벌써부터 소설의 일부에서 발췌한 문장을 언급하며 미래에 일어날 불행한 일을 예측하기도 했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 (All animals are equal, but some animals are more equal than others.)

AI 신경망 정부의 실체와 데이터 오염을 알리려고 노력하는 진영에서는 독서토론회도 개최하고, 그 예전에 일어났던 동물 농장에서의 동물과 동물 사이에 있었던 권력 다툼의 구조를 시민 사회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술의 신속함과 편안함에 취해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그렇게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시민의 불안한 거주 환경과 자유와 언론이 통제되는 상황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은 정부에서 발표하는 각종 지표에 의해 희소되는 듯 보였고, 몇몇 미래의 꿈을 그리며 AI 신경망 정부의 출범을 지지했던 선각자들은 가끔 지방 신문에 자조적 소감을 동물농장에 빗대어 털어놓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 자신의 농장이며 한 치의 땅까지 모두가 자기들의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일종의 경외감이 일어났다.


미래에 대한 꿈은, 모든 동물이 농장 주인의 기아와 채찍에서 해방되어 모두가 평등하고 각자, 자기 능력에 따라 일하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해주는 그러한 사회였던 것이다.


AI 정부가 소설 동물농장을 통하여 최근에 파악한 인간의 심리 특성 중 하나가 바로 '평등 신념'이라는 개념이다. 이 개념을 프로그래밍하여 신경체계망에 적용하면, 사회 시스템에 불만을 표출하는 시민들을 더 쉽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공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믿게 하는 다량의 영상물과 음원이 제작 / 배포되었다.


AI 정부가 제공하는 '개인 최적화된 무한 주거 복지'정책은 실체는 없이 시민들의 '평등하다고 믿는 신념'에만 의존하는 정책으로 변질되었다. 시민들은 개인에게 허용된 작고 불편한 개인 주거 공간에서 꿈과 같은 미래 공간에 대한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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