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독서백일 Sep 13. 2021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

결국 썼네요.

계속 구상만 하고 있다가는 결국 전개가 안 될 것 같은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이렇게 묻혀버리고 흐지부지되는 것이 아까워 '그냥 구상만이라도 적어두면 몇 년이 지난 후에라도 이야기의 초심을 잃지 않겠지'하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장르는 미래 공상 과학 소설이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크게 네다섯 가지 정도 됩니다.


기술이 보여주는 미래는 아름답고, 특히 일부 사람들에게 더 아름답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백만장자, 정보혁명 시대에는 억만장자의 탄생을 지켜보았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조만장자의 탄생도 가능할 것이다.

미래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은 기술을 활용하여, a) 더 빠르고 포괄적으로, b) 더 적은 돈으로, c) 더 정확하게 타깃 소비자를 찾아내어, 소비자의 상황을 기반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고, d) 더 많은 소비 지출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혁신의 가능성에 우연히 눈을 뜨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이리저리 노력하지만 이내 좌절하고 마는 40대 소상공인의 노력, 낙담, 그리고 결핍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미래 공상 과학 소설이란 형식을 빌려 기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의 진보와 보수 이념 갈등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대부분의 거대 IT 플랫폼 기업은 신자유주의 경제이념의 기치 아래 노력과 경쟁의 자유를 신봉하는 보수 경제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누구에게나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치관으로 똘똘 뭉쳐있죠. 마치 오디션 현장과 같은 분위기를 사회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루저도 양산하고 있는 데요, 여기서 루저란 노력하지 않는 자, 경쟁에서 밀려난 자, 혹은 미숙하게 기술을 사용하는 자를 뜻하며, 루저라는 낙인이 찍히면 쉽게 경제적 응징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에 카카오 택시는 평점이 낮은 택시 기사에게 배차 거부 정책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첨단 기술은 진보적이나, 그 기술을 운용하는 사람들은 보수적인 가치관에 사로 잡힌 사람들입니다.


경쟁을 좋아하고, 경쟁에서 승리하여 회사에 입사한 사람들로 주변을 꽉 채우고 있으니, 경쟁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반하여 진보 사람들의 가치관은 '평등'이라는 개념이 강하죠. 기술에 미숙한 사람, 경쟁에 노출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 시스템에 순응하여 시키는 일을 잘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 등도 미래에 같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진보 논리에서는 노력하는 사람은 '노력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고, 전체 인구를 대변하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노력을 통하여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혁신을 즐기는 사람들의 피, 땀, 그리고 노력은 인정하지만 그 대가로 부를 과도하게 축적하는 것은 인정 못 한다는 입장입니다. 왜? 모두가 잘 살아야 하니까요. 진보적으로 보이는 기술 회사가 전체 사회의 경제체제를 보수적 성향으로 물들이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의 Z 세대 성향을 조사한 보고서에서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의 보수적 성향에 대한 조사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만, 아무래도 IT 플랫폼 기업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 하에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최첨단 미래 기술이 진보적 개념을 성장시키기 위하여 사용될 가능성이 있을까?입니다. 그리고 IT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과연 이 이야기가 선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담고 싶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과 평등 이념의 갈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낙담하고 좌절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40대 소시민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게 작성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쓰고 있습니다.

55살의 Possibly




작가의 이전글 [에세이] 작은 사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