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¹문M디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대표님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예요?"
‘가장 행복했던 때라...’
가장 행복했던 때를 꼽으려니 좀처럼 생각나질 않았다.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야 떠오른 게 "군대 제대했을 때" 정도였는데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인가 생각해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아니 그것을 가장 행복했던 때로 인정하기 싫었다. 그 이상의 행복 경험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뭔가 더 대단한 사건이 있어야 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내 든 생각이 "과연 행복의 강도를 순서로 나열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행복이란 것은 강도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만큼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은 아니었다. 행복은 대개 은은하게 퍼지듯이 찾아왔었다.
가장 행복했던 때를 손꼽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하니, 문M디가 다시 질문을 했다.
"그럼 요즘 하루 중 어떨 때 행복을 느끼세요?"
그러니까 쉽게 떠오르는 순간이 있었다. 어젯밤 자기 전에도 행복하다고 생각했거든.
“어제 노래 틀어놓고 ² 꾸에스믄느를 딱 뿌리고 침대에 누웠거든. 아, 행복이 꾸에스믄느를 타고 은은하게 찾아오대~”
그 외에도 사실 행복을 느낄 때는 많다. 점심 식사 후 라떼 한잔에, 퇴근길 차 안에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을 때, 헬스장에서 역기를 들며 "³으허억흐익허어크"라고 신음소리를 낼 때, 지금 이렇게 일기를 쓰는 순간에도 행복을 느낀다.
만약에 살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냐고 다시 묻는다면, 이제는 거창한 무언가를 애써 생각해내려 하지 않을 거다. 어제도 오늘도 있었던 사소한 행복들을 이야기하겠다.
“나? 집에서 밥 먹을 때 수저받침을 테이블 세팅해 놓는 거 참 행복해.”
누군가 겨우 그까짓 일 가지고 행복하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생각한다. 행복이야말로 "겨우 그까짓 일”이라고 할만한 것들로 느껴야 마땅하다고.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겨우 그까짓 일들”로 행복할 수 있길. "겨우 그까짓 일들"의 행복이 많은 인생이 되길.
주석
¹ 문디 절대 아님, 문MD임
² 슈어에서 발매된 숙면 미스트 https://bit.ly/3bjwRKI
³ #9화_youdontknowme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