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형 미남

by cakes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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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라오기 전에 부은 얼굴을 보고 “엄마 나 눈꼬리가 더 올라가 보이지 않아요?” 물었다가 “문 소리고? 니는 눈이 없는데.” 란 이야길 들었다.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직원분(여성)이 벨트를 찼는지 보여달라고 했다. 티셔츠를 배 위로 올렸는데, 벨트는 없고 배렛나루만 있었다. 이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결심했다.


“그래 ¹브라질리언 왁싱을 해야겠어.”



부산에서 서울로 올 때는 ‘그래 서울에선 좀 쉬어가며 여유 있게 일할 수 있겠지.’ 하고 올라오는데 막상 부산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쁘다. 서울에서 부산 내려갈 때도 똑같은 심정으로 향하는데 또 서울보다 더 바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일을 하면서 그 온도 차이가 너무 커서 때론 내가 어떤 영화에서 배우로 역할극을 하고 있는 기분마저 든다. 이 역할극에 로맨스가 없는 건 좀 안타깝다.



어제는 제법 취해서(나는 술을 먹고 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항상 분위기나 기분에 취함) 할 말, 안 할 말 별소리를 다했다. 어제 만난 여성분이 나보고 진짜 진심으로 ² 잘생겼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 이상형이 ³유해진이라고 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부은 얼굴을 보니 어제보다 유해진 님을 더 닮았다. 그렇게 나는 점점 21세기형 미남이 되어간다.



주석

¹ 잘하는 왁싱샵 추천 부탁드립니다.

² 나보고 21세기형 미남이라고 했다. 그때 동그랗게 뜬 눈은 진실의 눈이었다.

³ 절대 유해진 님 외모 비하하는 뉘앙스 아닙니다. 저 유해진 님 왕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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