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의 전성기

by cakesoup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그때가 나의 첫 번째 전성기 시절을 장식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우리 동네에서 자전거를 제일 잘 타는 아이였다.(전성기였으니 조금 잘난 척하며 글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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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형들까지 통틀어 동네 오르막을 한 번에 올라가는 사람은 내가 유일했고(기어 없이), 커브로 돌아 나오는 내리막을 두 손 놓고 내려올 수 있는 사람도 내가 유일했다.

우쭐함이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비트의 정우성이 두 손 놓고 오토바이를 타기 전에 이미 자전거를 타며 양팔을 벌리고 바람을 즐길 줄 아는 아이였다.

나는 내가 워낙 잘 타서 계단도 두 손 놓고 내려갈 수 있을 줄 알았다.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구경했다. 속도가 붙어야 핸들이 안 흔들릴 거라 생각하고 발을 있는 힘껏 굴린 다음 두 손을 놓았다. 몇 계단을 내려갈 때쯤 핸들이 돌아갔고 안장 위에서 내 엉덩이는 통통 튕기며 춤을 췄고 나는 돌아간 핸들을 잡을 새도 없이 고꾸라졌다. 만신창이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때 누구보다 자전거를 많이 탔고, 무모할 정도의 도전을 했으며, 그래서 수없이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깨졌다.

한참을 지나고 나서 알았다. 전성기는 대부분 그런 과정을 거친 다음에 찾아온다는 걸.

#전성기 #전성기가오지않는이유에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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