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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ys Oct 19. 2021

도널드 트럼프, 자아도취의 끝장판 Part Two

[북리뷰] <Fear> & <Rage> by Bob Woodward


이 책의 저자 밥 우드워드는 1971년부터 워싱턴 포스트를 위해 기사를 써온 조사 전문(investigative) 저널리스트다. 1943년생으로 올해 78세다. 언론인으로 그를 유명하게 만듦과 동시에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인정받게 되는 계기는 또 다른 전설적인 언론인인 칼 번스타인과 함께 1972년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대한 최초 보도를 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는 미국 대통령 가운데 리쳐드 닉슨,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에 관한 책을 비롯하여 정치 및 시사에 관한 책 20권을 저술했고, 그중 13권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공교롭개 탄핵받은 대통령 세명(닉슨, 클린턴, 트럼프) 모두에 대한 책을 썼다.   


이 책에 관해 가장 놀라운 점은 우드워드의 방대한 인터뷰량이다. 또한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인터뷰이는 트럼프 측근 인물이다. 우드워드는 증언 한두 마디를 기반으로 추측성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오고 갔던 대화를 통해 과거의 특정 상황을 정확하게 재구성하였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대화가 오고 갔던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대화 내용을 인터뷰 당시 밝혔고, 우드워드는 인터뷰이의 동의하에 인터뷰를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한다고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5분, 10분으로 끝나지 않을 인터뷰를 일부러 자기 시간 내서 응했는지 궁금하다. 입장 난처할 수도 있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싫을 수도 있고, 책이 출판된 후 트럼프로부터 문책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는 우드워드를 언론인으로서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트럼프는 첫 번째 책 집필 당시 우드워드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번째 책은 주로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나중에 책 출판 후 뉴스를 통해 녹취록이 공개되었는데, 탄핵에 관한 변명 및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었음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한편, 트럼프의 스태프는 우드워드와의 인터뷰를 적극 반대했다고 한다. 우드워드와 인터뷰한 대통령 치고, 책 내용이 대통령에게 우호적으로 나온 경우가 없다는 거다. 첫 번째 책 저술 당시 트럼프는 그 의견을 받아들였는지 우드워드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두 번째는 자만이 지나쳤는지 우드워드와 18차례나 인터뷰를 했다.   


두 권의 책을 읽은 후 내린 자연스러운 결론은 트럼프의 자아도취가 심하다 못해 병적이라는 점이다. 세상이 자신을 위해 존재하고, 사람들을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이용하는데 일말의 미안함마저 없다면 진정한 나르시시스트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막대한 부를 밑천으로 수많은 사업을 말아먹으면서도 평생 최고급으로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려온 텔레비젼 스타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책임이 막중한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따라서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직에 부적격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책을 끝맺는다.  


이 책을 쓰는데 자료가 되었던 인터뷰는 모두 트럼프의 주변 인물, 즉 캠페인 관계자, 백악관 스태프 및 내각 관료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백번 양보해 인터뷰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는다 치자. 하지만 그동안 그의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맞춘 듯 트럼프를 집중 장애를 가진 나르시시스트로 묘사한다면 그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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