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이렇게 써놓고 봤을때 부질없는 강박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완벽하다'는건 언제든 다른 말과 어투가 되어 나를 찾아왔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밖에 못하지?
왜 나는 내 생각대로 못하지?
이건 이렇게 해야해
나 또 틀렸네. 진짜 왜 이러냐
완벽이라는 강박을 내려 놓겠다고 다짐 했음에도, 나는 여전했다. 오늘 하루 스스로를 향한 말을 되집어 보곤, 스스로에게 약간은 미안해졌다. 그러다 또다시 자책했다. 일을 못하지 않았더라면 스스로를 이렇게 몰아가진 않았을 거란 생각. 끝없는 도돌이표 속에 내 마음은 무너지려했다.
무너졌다.
*
위의 글은 몇달전 써놨던 작은 에세이다. 첫 직장을 그만두기 전이었을 것이다.
저 생각들은 어디서 왔을까,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당연한 것이었다. 아빠와 엄마의 당연함 아래에 이런 생각들이 자라난 것이었다.
나는 당연히 여자애로서 예쁜 옷을 입어야 했다. 나는 당연히 말을 잘듣는 아이여야 했고, 공부도 당연히 남들만큼 해야했다. 당연히 맞는 생각, 옳은 생각을 해야했다. 그들의 의도는 그런게 아니었으나 나는 이렇게 자랐다.
그 끝에는 당연히 잘해내지 못해 벼랑끝에 서있는 나 자신이 남았다.
'당연하다'라는 건 어쩌면 무서운 말이었다.
그 무게감을 뼈저리게 느끼고 내게 필요한건 역시나 숨통이었다.
못해도 된다는 생각을 난 언제쯤 제대로 받아들일까. 진정으로 못해냈을때 '뭐, 나도 그럴 수 있지'하며 언제쯤 가볍게 지나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 란 생각만이 내 마음에 남으려면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단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