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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봄 Sep 26. 2023

결혼해서 잘 사는 부부는 뭐가 다를까

아픈만큼 성숙해진다

결혼 4년 차. 자녀 1명, 뱃속에 또 1명. 주변에서 꽤 잘살고 있는 부부로 불리고 있다.  '살아봤는데 너무 안 맞으면 어쩌지? 서로 싫어지면 어쩌지?' 처음엔 결혼이 두려웠다. 하지만, 동거 먼저 해보며 이 사람을 파악해 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결혼'이라는 것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다. 그리고'이 남자'를 택한 내 결정을 믿어주고 싶었다. '살아보고, 아니면 말지 뭐.' 정도의 깊이로는 시작하면 반드시 얼마 가지 못할 것이란 것을 알았다. 그래서 결혼식을 하고 혼인신고를 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한 건데 왜 어느 부부는 잘 살고, 어느 부부는 그렇지 못할까?


아래와 같은 특성을 가진 사람의 결혼생활은 평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 나에게 맞춰주기만 바라는 사람

결혼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다 내 생활패턴에 다 맞춰줄 필요도 없고, 내 결핍을 다 채워줘야 할 의무도 없다. 그런데 자꾸 배우자에게 이런 것들을 요구할 때 결혼 생활이 힘들어진다.


그리고는 배우자가 그러한 요구들을 채워주지 못할 때, '그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특성을 가진 사람들은 본인이 배우자를 맞춰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노력해 주기만을 원한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른다.


2. 나와 딱 맞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가진 사람

심리학적으로 볼 때 결혼은 서로 분화 수준이 비슷한 사람끼리 하게 된다. 풀어 설명하자면 상대나 나나 정서적 수준이 엇비슷하기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1번 유형 사람들은 상대를 잘못 골라서 결혼생활이 망가졌다고 생각하고 이상적인 상대를 꿈꾼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도 어차피 결과는 같다. 본인을 성장시키고 만나지 않는 이상, 지금과 같은 상태로 다른 사람을 찾는다고 해봤자 어차피 또 나와 비슷한 사람, 즉 지금 나의 배우자와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애초에 나와 딱 맞는 퍼즐 같은 건 없다. 서로 고통을 감내하며, 깎여가며, 맞춰가야 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하지 않으려고 하고 상대 탓만 하며 다른 사랑을 찾는 것은 탈출구 없는 미로 속을 헤매는 것과 같다.


3. 내 문제는 보지 못하고, 남 탓만 하는 사람.

상대가 문제가 많아서, 우리 부부가 잘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상대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갈등은 내 잘못은 없고, 상대방 잘못만 있다고 생각할 때 시작된다. 결혼 생활이 어려운 이유는 내 문제는 보지 못하고, 배우자의 문제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내 문제를 먼저 볼 수 있는 사람이 결혼해서 잘 사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자립한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하면 그 부부는 잘 산다. 내 결혼이 지금 힘들다면, 상대의 결점을 찾기보다 '나의 문제는 없는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급하게 이혼을 앞세우기보다 결혼 안에서 먼저 내 성장을 도모해 보길 권유한다. 내가 긍정적인 쪽으로 변하면, 배우자도 서서히 변한다.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과 점점 닮아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이다.


서두에 언급했듯, 서로 다르게 20~30년을 자라온 사람이 만나 같이 살며,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나를 깎아, 상대에게 맞춰가는 일이 편하게 느껴질리는 없다. 때론 아프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희생은 나를 성장하게 만들고, 보다 나은 사람이 되게 만들어준다.


나는 사람들에게 보다 성숙해지고 싶다면 결혼을 추천하고, 인생의 진한 행복을 맛보고 싶다면 아이를 낳으라고 이야기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그리고 그 뒤엔 참 행복이 있다. 아플 것이 두려워 피하기만 했다면 절대 못 누렸을 참 행복이.




오늘도 나는 결혼을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6시 반이면 아이가 깬다. 출근하는 남편을 좀 더 자게 해 주기 위해 이제 아이를 봐주러 출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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