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마무리하며
2023년이 이제 십여 일 남았다. 세상에 태어나 32년을 살아냈다.
오늘은 눈이 꽤 내려서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오랜만에 소녀 감성이 돋아 아무도 밟지 않은 눈에 발자국을 찍어보고 사진도 남겨봤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돌아와서 노트북을 챙겨서 근처 카페에 나왔다. 온 세상이 동화 속 같이 변한 오늘 같은 낭만적인 날 집에 있고 싶지 않았다. 지금 나는 차 한잔과 함께 카페에 앉아 글을 쓰며 재즈 피아노를 듣고 있다. 이렇게 지내는 내 삶이 퍽 마음에 든다.
1월 초 친구와 따듯한 나라 여행을 가려고 오키나와 2박 3일 여행을 패키지로 끊었다. 둘째를 낳고 나면 한동안은 바쁠 것 같아 낳기 전에 미리 다녀오려고 한다.
2023년을 돌아보고, 2024년을 계획하려 다이어리를 들고 나왔는데 지난 기록들을 보니 올해도 참 잘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 삶의 여러 장면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편이다. 한 6년 전쯤? 일 년이 다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 올해 뭐 했지를 생각하는데 전혀 생각이 나질 않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살다 간 살아온 흔적들을 모두 잊을 것만 같아서 그 뒤 매일 일기도 쓰고, 다양한 기록들을 남기기 시작했다.
기록을 남기면 뭐라도 된다고 하지 않나. 난 기록을 사랑한다.
오늘의 이 글도 기록 중에 하나이다. 32살 12월 어느 눈 오는 날의 기록.
2023년의 나는 월급도 유지하며, 집에서 온라인상담사업과 전자책판매를 하며 소소한 부수입을 내보았다. 브런치 작가도 통과되어 글도 써봤다. 미뤄놨던 임상 수련도 한 학기를 다 받고 마쳤고, 필기시험도 합격했다. 첫째 아이를 26개월까지 키워냈으며, 결혼 생활도 4년째 순조롭게(?) 유지하고 있다. 고민하던 둘째도 가졌다.
코로나로 계속 못 가던 해외여행도 올해는 2번을 갔다 왔고, 국내여행은 여러 번 갔다 왔다. 또한 10명 이상의 친구들과 만나 교제하며 우정을 나눴다.
나의 인생엔 중요한 카테고리가 7가지가 있다.
[하나님/가족/나의 성취/친구/자기 관리/다양한 경험/나눔]
이다.
난 이 카테고리 별로 계획을 짜고 한해를 정산한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아마 이 카테고리들을 중심으로 살아갈 것이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인생을 살고자 하고, 뭘 하든 하나님께 먼저 묻고 가려고 한다. 그리고 가족들과 화목하고 행복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꿈꾸던 4인가족을 2024년 이루게 될 것이고, 이제 내 인생에 임신과 출산고민은 끝난다!!!
그리고 나의 꿈과 성공에 관한 것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기에 친구관계도 소중하게 여긴다. 그다음 자기 관리는 외면, 내면, 건강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다양한 경험에는 여행이 포함되고, 새로운 배움 등 낯선 것들을 접하는 것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나눔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것. 특히 가난한 목회자, 선교사님들, 고아와 과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의 삶은 참으로 심플하다. 이렇게 삶의 중요도 순서로 카테고리를 정해두면 삶의 방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2024년의 빅 이벤트는 둘째 출산일 것이다. 5월에 태어나는 둘째. 3개월 정도는 잠도 못 잘 거고 돌 전아이 육아는 아주 매운맛이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하지만, 육아 경력직이기도 하고 내 인생 마지막 아기 육아이기에. 즐겨봐야지.
그리고 육아휴직을 받기 전까지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상담은 3월까지 하고 휴직을 받기로 했고, 사역은 4월까지 하고 쉬기로 했으니 파이팅 해야 한다.
좀 무리해서 남은 임상수련 한 학기를 내년에 하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벅찰 것 같아서 그건 조금 쉬어가려고 한다. 부수입을 버는 것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만 해야지.
내년이 기대가 되는 마음이 드니, 다행이고 기쁘다. 나의 남은 30대, 40대, 50대. 앞으로의 살아갈 날들이 점점 기대가 된다.
눈 감을 때 후회없는 인생이 되기를 바라며. 살아있는 오늘을, 감사함으로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