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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봄 Feb 15. 2024

내 카톡이 무음인 이유

인간관계 스트레스에서 자유해지다

초등학생시절 나는 전교생과 다 친한 아이였다. 복도에 나가면 마주치는 모든 애들이랑 인사를 하느라 바빴다. 


그러한 인기 덕에(?) 나는 전교회장이 되었고 좋은 평판,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의 에너지의 대부분을 사용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는 아무래도 학업, 진로고민, 남자친구 등 에너지를 쓸 곳이 늘어나다 보니 내가 속해있는 무리에 집중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약간 어설프게 친한 아이들까지도 살뜰히 챙기며 살았던 것 같다.


친구가 좋았고, 관계가 소중했다. 그때는 그것이 전부라고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20대 초중반이 되었을 때부터 관계 안에서 내가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저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만난 친구라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중 몇몇과 나는 결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던 시점이다.


'예전에는 분명 괜찮았는데 내가 무작정 맞췄던 걸까? 아니면 걔가 나한테 맞췄던 걸까?' 


다들 가는 길이 달라지면서 성격이 조금씩 변하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 


아, 심지어는 성형을 성공하고 갑자기 인플루언서가 된 뒤, 친구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친구도 있었다.



이런 친구들과의 관계를 꼭 유지해야 할까?



만날 때마다 불쾌하고 답답한 상황에 결단을 내렸다.


친구가 하나도 없어지더라도 일단 나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만남을 정리해야겠다고.


관계가 무척 소중했던 나였기에 결단이 어려웠지만, 결단을 내리고 실행을 하자 생각보다 별 거는 아니었다.


오히려 안 보니 마음이 편했달까.


그리고 그 이후 정말 감사하게도 대학에서 결이 맞는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학 친구들과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의 관계와 과거의 관계를 돌아보면 경계가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인 것 같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지만, 어느 정도 나를 지키는 바운더리는 늘 고수한다.


그러니 더 친구들과 오래도록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가깝게 모든 경계를 허물어버리면 탈이 나는 것을 터득한 것도 있고, 나에겐 이제 챙겨야 할 가족도 있고 내 일도 있으니 상대적으로 '친구'라는 존재의 우선순위가 밀린 것도 있다. 



그래서 내 카톡은 무음이다. 



나에게 오는 모든 연락을 내가 바로 볼 필요는 없고, 내가 시간이 될 때 본다. 업무 건이든 친구들이 날 찾는 거든. 


내 카톡 무음이 풀려있는 유일한 사람은 우리 남편. 


친구들도 내 이런 성향을 알아서 급한 일은 전화를 한다.


심할 때는 카톡을 반나절도 안보기도 하지만


내 경계를 내가 편한 대로 설정해 놔도 내 옆에 있을 사람은 여전히 내 옆에 있어준다. 그들은 이런 나의 취향을 존중해 준다.


나는 그런 이들과만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없다.


나와 맞지 않는 인간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곤혹스러운 게 없다. 아니다 싶으면 끊어도 별일 없더라.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금이 참 편하고 좋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함께 살아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피하고자 홀로 남는 것은 비추이다. 


하지만, 나를 갉아먹는 인간관계에서는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니 그런 좋은 사람들과 다시 관계를 맺어가면 된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인간관계 스트레스 없는 행복한 삶을 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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