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집 거실 여행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을 겪으면서 저의 소셜 활동과 취향 여행도 휴지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잠해질 만하면 새롭게 등장하는 변이 바이러스 덕에 2년이 지나도록 해외여행은 커녕 일상에서의 사적 모임 인원수와 시간 제약은 날로 엄격해져만 갔죠. 여행의 욕구는 한적한 곳들을 찾아 한 번씩 콧바람을 쐬며 달래고 있지만,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건 도저히 온라인에서는 해소가 안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오랜만에 '남의집' 플랫폼이 생각났습니다.
사적인 공간을 방문하는 게 조심스러운 시기인지라 모임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오랫동안 소셜 활동에 제약이 커지면서 저처럼 새로운 재미와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5인 미만의 소규모 모임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안전하게 열리고 있었습니다.
'남의집 둘러보기' 메뉴에서 모객 중인 모임 소개들만 살펴봐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관심분야를 볼 수 있어서 흥미진진하답니다. 이전에는 소소한 취향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열리는 모임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소상공인이나 1인 사업가들의 업이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까지 주제가 다양화되고 확장된 것 같아요. 혹은, 저의 관심사가 이전과는 좀 달라져서 관련된 모임들이 더 눈에 띄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ㅎㅎ
제가 이번에 다녀온 남의집은 <온라인 수익구조 모델 만들기- 자신만의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고 실천하기>입니다. 회사 밖에서 나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는 있었지만 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리고 온라인 사업이라고 하면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부수입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도 있어서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마치 창업 컨설팅 같은 주제의 모임이 남의집에서 다회차 열리는 것도 신기해서 호기심도 좀 있었고요.
미리 보내주신 지도를 보며 모임 시간에 맞춰 장소로 찾아가니 호스트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다회차 경험자답게 테이블에 간단한 다과와 자료를 가지런히 준비해 놓으셨네요.
호스트께서는 17년 이상 인테리어 업에 몸담아오셨고 4년여 전부터 온라인 비즈니스를 병행하면서 체득해온 사업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모임을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동안 참여해왔던 남의집 호스트는 대부분 또래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호스트분의 연령대가 높아서 놀랍고 흥미로웠어요. (대학생 자녀가 있으시다고 했어요)
온라인 비즈니스라는 게 환경 변화와 기술 발전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다 보니 젊은 층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결국 기본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기본이 충실하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끊임없이 공부하시더라고요. 사무실 책상에 책이 한가득 쌓여있고 벽면에는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적혀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모임 중에도 게스트들의 의견을 경청하시고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린 비즈니스 모델링...)
- 나만의 장점 나열하기
- 비전 만들기
- 메타인지
- 역산의 법칙
- 편집력
- 시뮬레이션
...
단순 이론이 아니라 호스트가 다년간 직접 경험해온 사업 노하우와 컨설팅 과정에 익힌 교훈들이기에 "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교육"의 가치를 상당히 크게 두고 자신이 아는 걸 다른 이들에게 전달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진심도 느껴졌어요. 또한 함께 모임에 참석하셨던 다른 게스트 분들의 신선한 질문과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출판업계 종사자 분과 유튜브 제작 PD님)
훨씬 세련되고 체계적인 비즈니스 "강의"는 다른데도 많겠지만 호스트의 살아있는 경험과 게스트들과의 우연한 조합이 어우러질 때 '남의집'만의 매력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