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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유 Nov 15. 2021

[후기] 이슬아 토크 콘서트

지난주 경북 상주에서 열린 <이슬아 토크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인터뷰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이슬아 작가의 책과 인스타그램을 관심 있게 봐오던 차에 행사 공고를 보고 신청하게 되었어요. (마침 인근 지역인 문경에 갈 일이 있었거든요)

명주정원이라는 복합 문화공간의 인스타그램 계정(@myeongju_garden)을 통해 행사 안내와 신청이 이뤄졌고 선착순 50명 한정이었기에 혹시나 마감되었을까 봐 마음 졸이며 확정 문자를 기다렸습니다.

문화재단 한국한복진흥원이 후원하는 한복 인문학 콘서트 프로그램인데, 지난 8월에는 임경선 작가가 상주 함창향교에서 한복을 입고 북토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향교 방문도, 한복을 입고 북토크를 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기에 작가나 독자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었을 것 같아요.


이번 행사는 상주의 태평성대경상감영공원이라는 ‘옛 상주의 영광을 재연하자’라는 취지로 조성된 대표 문화 공간 복합단지에서 열렸습니다. 조선 시대 관찰사가 근무하던 청유당, 제금당 등 전통한옥시설이 복원된 곳이고 한쪽에서는 국화 축제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신간 출간을 앞둔 이슬아 작가와 그녀의 동생인 가수 이찬희(밴드 차세대)가 함께하는 가을날의 야외 토크 콘서트이기에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서 참석자들에게 이슬아 작가의 사인본 책자를 선물로 나눠줬는데 딱 제 앞에서 다른 책들은 품절되었고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만 남은 거예요(또르르). 선택의 여지없이 <우사오>를 집어야 했지만 괜찮습니다. 워낙 남궁인 작가님과의 케미가 화제를 모았던 책이기에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사인본으로 읽어볼 수 있겠어요.

 


행사가 시작되자 이슬아, 이찬희 남매가 자줏빛과 감색 두루마기를 걸치고 무대로 나왔습니다. 어떤 한복을 입고 나올까 궁금했었는데 전통 저고리와 치마가 아닌 두루마기를 맞춰 입고 나온 것도 무대 의상으로 제법 잘 어울리고 멋졌어요. 두 분은 한복을 입어본 게 유치원 재롱잔치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며 호기심과 어색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이슬아 작가의 신작인 <창작과 농담>과 <새 마음으로> 두 권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는데요, 삼행시와 참신한 질문을 던진 분들께 선물로 증정되었습니다. (저도 너무 받고 싶었지만, 용기가 부족했어요)

 


두 분은 예술 활동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하며 본인이 재미를 느끼는 것, 흥미 있는 것이어야 한다, 즉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걸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어요. 특히 예술가한테 재능은 ‘호기심’이라며 항상 궁금해하는 성향을 필수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이슬아 작가가 오랫동안 창작 활동을 지속하고 인정받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나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을 견디면서 계속하는 힘’이라고 답한 대목에서 크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는 창작이라고 할 만큼 글을 오래 쓴 사람은 아니지만, 유려하지 않은 필력으로 글을 써내야 하고 그걸 남들에게 보여 줘야 할 때 너무 부끄럽고 자괴감이 들 때가 많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써야 글이 늘겠지만요. 이슬아 작가도 비슷한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며 글을 써왔다고 하니 조금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슬아, 이찬희의 창작 활동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만들고 부르는 노래를 듣다 보니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해방촌, 동해, 해비치, 아들, 첨잔, 그랜드 도터, 타이타닉 등)

어느덧 한옥 건물들 뒤로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갑니다.

 

콘서트 후 이슬아 작가의 책 3권에 모두 친필 사인을 받았어요.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작가님의 책을 많이 참고했다고 했더니 앞으로도 활동 이어가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야외 행사였네요. 평소 동경해오던 이슬아 작가와 이찬희 남매의 무대라 더욱더 즐겁고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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