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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김홍재 Sep 13. 2022

<굿 오피스> 몰입을 만드는 업무 공간과 사람들

출간 소식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면서 파견근무와 출장으로 미국, 유럽, 홍콩, 도쿄, 싱가포르의 오피스를 방문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조직생활을 시작한 2005년부터 해외의 클라이언트나 본사를 방문할 때마다 재택근무, 리모트워크와 유연근무로 일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워케이션이 자연스럽게 근무방식의 하나로 조직에 녹아들었습니다. 요즘 언급되는 우리의 워케이션과 다른 논리와 방식으로 워케이션을 근무 방식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2005년이면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기 전의 일입니다. 블랙베리 휴대폰으로 공항에서 업무를 확인하고, 팩스를 대신하는 로터스노츠와 아웃룩 이메일을 사용하기 시작하던 무렵의 일입니다. 기술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미흡했던 상황이어도 이미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는 꽤 오래전에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팬데믹의 끝을 이야기하는 지금 출근이 재개되면서 재택근무는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확인할 수 있었던 재택근무의 장점은 이대로 소멸되어야 할까요?


다양한 근무 방식과 관련하여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외국 기업에 비해 부족한데 더해서 우리나라에는 재택근무 및 리모트워크와 관련한 노동법의 규정이 없습니다. 노동법률과 근로기준법에 재택근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재택근무는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르거나, 단체협약, 근로계약서, 별도의 서면 동의를 통한 당사자 간의 약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근로 기준, 산업재해, 비용 부담 등의 문제가 속출하기 전에 재택근무와 관련한 법률의 제정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고용노동부는 2022년 하반기에 재택근무와 관련한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에 대해 연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연구를 수행한 뒤에, 개정이나 제정을 위한 법률 초안이 나오고, 국회 통과 및 시행을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법에 의해 재택근무를 직원의 권리로 보장하고 세부사항을 법률로 정한 국가는 이미 많습니다. 2022년 6월까지 확인할 수 있는 유럽의 국가는 벨기에, 그리스, 노르웨이, 독일, 포르투갈, 러시아, 슬로바키아, 스페인, 프랑스, 우크라이나가 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 2021년 우크라이나는 재택근무 관련 법규의 제정을 완료하였습니다. 이외에도 타이완, 터키,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아프리카의 앙골라도 있습니다.


책에서는 재택근무와 다양한 모습의 리모트워크, 그리고 유연근무가 잘 구현되고 있는 일 잘하는 사람들의 굿 오피스를 다룰 것입니다. 외국 기업의 모범 사례, 제도, 노하우를 분석하였고, 우리 기업과 구성원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짚어볼 것입니다.


재택근무를 급발진시킨 이번 팬데믹의 첫 고비는 부족했던 마스크 구하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 3월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충격과 공포를 느꼈습니다.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를 위해 필요한 노트북을 제공하고, 영상회의와 재택근무에 필요한 프로그램 사용법을 교육하였습니다.

모두가 혼란의 시작을 맞이할 때, 잘 준비된 조직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매출을 급증시킬 수 있었습니다. 진단 키트를 만들어 수출하는 바이오 기업과 빠르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완성한 미디어 기업과 테크놀로지 기업들이었습니다. 재택근무를 처음 경험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미 재택근무가 익숙한 구성원이 많은 회사도 있었습니다. 미리 잘 준비했던 기업은 재택근무 상황에서도 업무 효율을 타협 없이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의 큰 고비를 여러 번 잘 넘긴 지금 조직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을 짚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팬데믹이 내일 발생한다면, 이번 팬데믹의 초기 상황보다 잘 대응할 수 있을까요? 비즈니스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요? 경험으로 노하우가 생겼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 팬데믹보다 어려움의 크기는 작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팬데믹을 통해 드러난 문제 상황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지금 필요합니다.


팬데믹이 아닌 다른 이유로 위기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조직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하고 미리 만들어 두는 대응 계획을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이라고 합니다. 팬데믹은 글로벌 기업의 컨틴전시 플랜에서 다루는 단 한 가지의 시나리오에 불과합니다. 컨틴전시 플랜에 포함되는 다른 시나리오와 대응에 대해 미리 확인하고 준비해 두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1장 <재택주의 vs 출근주의>에서는 출근이냐 재택이냐를 고민하는 팬데믹 이후 우리의 모습과 달리 팬데믹이 오기 전에 재택근무를 일찍 도입했던 해외 기업의 사례를 살펴봅니다. 재택과 출근이 단순하게 결합한 하이브리드 근무를 넘어서 새로운 리모트워크를 하는 기업의 모습도 살펴봅니다. 스마트한 휴가 사용 방법과 컨틴전시 플랜을 1장에서 다룹니다.


2장 <워크플레이스 리셋 옵션>에서는 재택근무가 도입된 지금 우리의 오피스는 변화하는 상황에 적합한 모습인지 살펴봅니다. ‘형태는 기능에 따른다. 사람(구성원)은 공간(오피스)에 반응한다’를 잘 반영한 오피스 레이아웃은 어떤 모습일까요? 휴식과 업무,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워케이션의 장점과 워케이션이 우리나라에 자리 잡기 힘든 이유를 분석하였습니다. 홈오피스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을 위한 최적화 업무 공간이지만, 집의 기능에 단순히 오피스 기능을 하나 더 추가한다는 생각으로 완성되는 공간이 아닙니다.


우리는 팬데믹이 2년 이상 길어질 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2년 동안 구성원들의 업무 습관과 근무 방식은 변화했습니다. 기존의 조직과 미비한 제도는 2년 동안 달라진 구성원에게 더 이상 꼭 맞는 옷이 되지 못합니다. 조직의 제도와 교육에도 변화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3장 <굿 오피스 내재화 기술>에서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휴가 제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에듀테크의 발전과 함께 더욱 필요한 멘토링, MZ 신입의 조직 이탈 방지를 위한 Job Rotation에 대해 살펴봅니다.


4장 <휴먼웨어 업그레이드 패치>에서는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휴먼웨어를 조직이 잘 다루고 있는지, 부족했던 역할은 없는지 살펴봅니다. 현재의 시스템을 갈아엎는 방법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위한 패치 규모의 수정과 보완으로 세심하게 휴먼웨어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굿 오피스가 궁금한 독자, 다양한 근무 형태를 알고 싶은 독자,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HR 전문가, 재택근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담당자, 그리고 굿 오피스를 만들어 일하고 싶은 분들이 읽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2년, 9월

저자 김홍재 드림


<굿 오피스> - 몰입을 만드는 업무 공간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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